‘방랑시인’ 김삿갓 화순에 6년간 기거?

  • 입력 2009년 9월 9일 0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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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방랑시인 '김삿갓' 김병연(金炳淵, 1807-1863)이 사망할 때까지 전남 화순군 동복면에서 6년간 살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화순군은 올해 5억원을 들여 동복면 구암리에 김삿갓 유적지 정비사업을 완료하고 김삿갓이 1857년부터 1863년 3월29일 사망할 때까지 구암리에 기거했다고 9일 밝혔다.

정처 없이 떠돌며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던 김삿갓이 말년에 동복면 구암리 창원 정씨 사랑채에서 6년간 생활하면서 주옥같은 작품을 남겨 이를 역사적으로 기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삿갓의 종명지(終命地)를 논문을 통해 발표한 향토사가 문제선 씨는 "김삿갓이 1841년과 1850년, 1863년 세 차례 화순을 다녀갔다는 사실은 맞으나 한 곳에서 6년간 살았는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입증할 역사적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문 씨는 "평생을 떠돌아다니면서 시를 써온 김삿갓은 한집에서 오랫동안 신세를 지면서 작품 활동을 할 인물이 아니다"라며 "화순군은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로 김삿갓의 업적을 기려야 한다"고 말했다.

화순군 관계자는 "김삿갓이 사망할 때까지 종명지인 동복면 구암리에 머물렀다는 것은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이야기"라며 "김삿갓의 구체적인 행적은 고증을 통해 확인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삿갓은 조선후기 세도가인 안동 김씨 집안 출신이나 1812년 홍경래의 난 때 선천부사로 있던 조부 김익순(金益淳)이 반란군에게 투항함으로써 집안이 폐족이 됐다.

일설에 의하면 김삿갓은 그런 사실도 모르고 과거시험에서 할아버지를 욕되게 한 시로 장원급제를 했다, 뒤늦게 사실을 안 김삿갓은 그 충격으로 집을 나와 22세부터 40여 년을 방랑하다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원도 영월군에 김삿갓의 묘가 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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