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명량대첩비 60년만에 제자리 찾는다

  • 입력 2009년 9월 1일 0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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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원래 세워졌던 해남 동외리 이전 확정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전공(戰功)이 기록된 명량대첩비(보물 제503호·사진)가 60여 년 만에 제자리를 찾게 됐다. 전남 해남군은 최근 문화재청이 건축문화재위원회를 열어 명량대첩비를 원래 자리로 옮기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명량대첩비는 1685년 예조판서 겸 대제학인 이민서가 비문을 지었고 비석 윗부분은 소설 구운몽의 저자인 김만중이, 본문은 명필 판돈녕부사 이정영이 각각 썼다.

1688년 전라우수사 박신주에 의해 현재 해남군 문내면 동외리 우수영성 동문 앞에 세워졌으나 1942년 일제 민족말살정책으로 강제 철거돼 서울로 옮겨져 경복궁 근정전 근처에 버려졌다. 이후 해남 우수영 유지들이 뜻을 모아 1950년 다시 가져 왔으나 원래 자리에 노인당이 들어서 있어 인근 문내면 학동리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최근 국도 18호선 확장으로 이 대첩비가 고가도로 밑으로 들어가게 돼 이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때마침 노인당도 함께 철거돼 원래 제자리로 옮겨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됐다.

해남군은 대첩비가 제자리를 찾게 된 것을 계기로 명량대첩 유적 정비와 성역화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우수영 성지 국가지정 승격을 문화재청에 건의하기로 했다.

해남군 관계자는 “조만간 구체적인 이전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며 “명량대첩비가 우수영 성지로 이전하는 만큼 이 일대를 국가문화재로 승격시켜 역사체험과 교육의 장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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