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충북지역 폐교들 ‘흉물’서 ‘보물’로

  • 입력 2009년 8월 21일 06시 29분


도교육청 리모델링 나서 체험학교-공원으로 부활
年10억원대 임대수입도

충북 청원군 오창초등학교 유리분교장. 1963년 4월 개교한 유리국민학교가 전신인 이 학교는 학생수가 줄어 1999년 9월 분교로 개편됐다가 지난해 3월 문을 닫았다. 농촌 폐교는 대부분 잡초만 무성한 흉물로 변하지만 이 학교는 달랐다. 충북도교육청이 9억5000여만 원을 들여 교실 6개를 리모델링하고 운동장을 정비한 것. 폐교가 인조 잔디 축구장과 게이트볼장, 탁구장, 휴게실, 주차장 등을 갖춘 체육공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충북도교육청이 이농 등에 따른 학생수 감소로 문을 닫은 도내 농촌지역 초등학교와 분교장 등을 임대하거나 문화체험학교 및 체육공원으로 활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1982년 이후 지금까지 통폐합, 수몰 등으로 폐교된 학교는 올 상반기 기준으로 모두 216곳. 이 가운데 90곳은 개인이나 공공기관에 매각됐다. 나머지 126개 중 98곳은 일반 임대, 10곳은 자체 활용, 18곳은 활용 추진하고 있다. 임대된 학교들은 자연식물연구소(옥산초 호죽분교장), 꿈나무 축구장(가덕초 상야분교장), 비만 아카데미(내북초 아곡분교장), 전통음식 박물관(미원초 운암분교장)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 중이다. 연간 임대수익도 10억 원이나 된다.

폐교 임대가 인기를 끄는 것은 충북도교육청이 2007년 폐교 대부 요율을 재산감정평가액 대비 3%에서 1%로 낮춘 게 큰 요인이다. 또 대부받은 단체 등에서 폐교 시설을 개보수하기 위해 1회에 10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할 경우 그만큼 대부료에서 공제해 주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일반 건물보다 장기간(3∼5년 단위 계약) 쓸 수 있고 전국 어디에서나 접근이 쉬운 지리적 장점도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2월 청원군 문의초 구룡분교장의 임대입찰은 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 예정가의 4배를 넘는 가격에 임차인이 정해졌을 정도다.

도교육청이 2003년부터 폐교의 효율적인 관리와 활용을 위해 도입한 문화학교도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알차게 운영되고 있다. 현재 청주와 영동을 제외한 10개 시군 11개 폐교가 문화학교로 지정됐다. 이들 학교에서는 유리공예, 한지공예, 천연염색, 동요체험, 효체험 등 전통문화를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재무과 양개석 계장은 “이제 폐교는 입찰 즉시 대부되는 등 인기가 높아졌다”며 “교육청은 임대수익과 관리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보고 임차인은 싼 값에 건물과 용지를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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