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제 수학 선생님은 유클리드… 가우스…”

  • 입력 2009년 6월 8일 02시 50분


경시대회 나갔다 하면 대상-은상… ‘수학 귀신’ 안수빈 군

《경북 포항제철지곡초교 6학년 안수빈 군(12·사진)은 국내외 수학경시대회를 휩쓰는 ‘수학영재’다. 작년 11월 전국해법수학경시대회(HME)에서 만점으로 대상을 받았고, 12월 전국수학올림피아드(NMO) 은상, 올해 1월 중국에서 열린 국제청소년수학경시대회 대상, 5월에 열린 성균관대 주최 동아일보 후원 전국수학학력경시대회에서 6학년 수학 부문 대상을 받았다. 사교육을 받지 않고 학교수업과 가정 학습만으로 경시대회를 준비했다는 안 군의 수학 실력 비결은 무엇일까?》

○ 책으로 만난 대 수학자 ‘가우스’

안 군은 수학 개념을 설명하는 책이나 수학자의 열정을 담은 책을 어렸을 때부터 많이 읽었다. ‘앗 시리즈’의 ‘수학이 수군수군’ ‘섬뜩섬뜩 삼각법’ ‘도형이 도리도리’나 ‘수학비타민’ ‘수학콘서트’를 읽으며 교과서로 딱딱한 수학을 만나기 전에 개념을 먼저 익혔다. 학교에서 ‘도형’을 배우기 전에 관련 책을 읽으며 입체도형의 모양, 직육면체와 정육면체의 성질을 공부했다. 작도하는 법부터 엇각과 동위각 구하는 법, 여러 가지 삼각형도 책을 통해 익혔다.

안 군은 “생활 속에 수학을 적용한 책이 특히 재미있고 유클리드, 디오판토스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수학자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수학, 기하학 등 여러 방면에 뛰어난 업적을 남겨 19세기 최대의 수학자로 불리는 ‘가우스’에 관한 책을 읽을 때는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만으로 어떻게 정 17각형을 작도할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대체 이 사람은 얼마나 똑똑한 걸까?’라고 생각했다.

안 군의 아버지 안진태 씨(44)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장르의 책을 접하면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도했다”면서 “창의적 사고력을 요하는 경시대회에서는 특히 문제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독서의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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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 속 수학’으로 경시대회 정복!

늘 수학과 연관시켜 생각하려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수학을 문제 풀이와 경시대회 준비로만 생각하지 말고 생활과 연관시켜보라”는 것이 안 군의 조언이다.

예를 들어 보자. 안 군은 부모님과 자동차로 여행을 할 때 ‘시속 100km로 차가 터널을 15초에 지나갔다면 이 터널의 길이는 얼마일까?’를 생각한다. 산책할 때는 ‘공원까지 갔다 오는 데 12분이 걸렸다. 왕복으로 몇 초일까?’를 머릿속으로 계산한다. 안 군은 “평상시에 수학적으로 생각하는 태도가 경시대회 문제를 푸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어머니 함연희 씨(40)는 초등 1, 2학년 때 직접 연산 학습을 지도했다. 수와 연산이 중심이 되는 초등 저학년 과정은 정확하고 빠른 계산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수학 전반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함 씨는 인터넷에서 단순 계산 문제를 내려받아 곁에서 시간을 재며 안 군이 문제를 푸는 모습을 지켜봤다. 함 씨는 “반복해서 풀다보니 어느 순간 아이만의 계산방법이 생겼다”면서 “덧셈 계산식에서 뺄셈식을 응용해 계산하는 방식이 편리함을 스스로 깨쳤다”고 말했다.

함 씨는 안 군이 수학 문제를 풀 때 ‘오늘은 몇 페이지까지’라고 범위를 정하지 않는다. 같은 시간에 50문제를 순식간에 풀기도 하지만 5문제를 풀며 ‘낑낑’ 대면 누구나 답답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일단 아이가 혼자서 몇 번씩 다시 풀고, 여러 방법을 고민하면서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기다린다. 그래도 해결하지 못할 때는 해답지를 ‘한 단계’씩만 보여준다. 한 줄씩 풀이과정을 확인하면서 안 군은 어느 부분에서 생각이 빗나갔는지, 계산 실수가 있었는지 확인한다.

어릴때부터 위대한 수학자 - 수학 관련 다양한 책 탐독

“아하!… 어떻게 이런 생각을!…” 재미 - 깊이있게 개념 익혀

속도보다 질! 선행학습보다 문제해결력 - 심화학습 주력

○ 끝까지, 꾸준히 문제 풀어 ‘심화 수학’ 완성

중국에서 열린 국제청소년수학경시대회에서 ‘숫자가 없는 복연산’ 문제가 특히 까다로웠다는 안 군. 20문제를 푸는 데 주어진 시간은 1시간 30분이었다. 안 군은 까다로운 한 문제를 푸는 데 약 15분을 썼다.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금방 포기하지 않는다. 안 군은 “경시대회에는 창의적인 문제가 많아서 기출문제를 풀 때도 정답대로 풀지 않고 오랫동안 생각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경시대회 문제는 ‘수와 연산’ 같은 간단한 계산 문제뿐 아니라 ‘도형’ ‘경우의 수’ ‘증명’ 등 다양한 문제로 구성된다. 평소 유형별로 문제의 난도를 높여가며 공부한 방식이 도움이 됐다. 수준에 맞는 단계부터 고난도 문제까지 적응했기 때문에 기본 개념부터 심화문제까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졌다.

안 군은 학교 수학특기부에서 일주일에 4번, 2시간씩 1학년 때부터 5년 동안 공부했다. 다른 사교육은 받지 않고 학교교육과정과 방과후 수업에 충실했다. 3, 4가지 문제를 2, 3시간에 걸쳐 해결하는 수업 방식은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됐다.

무리한 선행학습보다 심화학습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른 것도 경시대회에 도움이 됐다. 안 씨는 “반 학기 정도만 선행학습을 하고 다양한 기출문제를 푸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말했다.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안 군은 관련 캠프에도 활발하게 참여한다. 작년에는 포스코재단 산하 초등생 30명을 선발해 1주일간 포스텍과 산하 과학기술연구소에서 열리는 캠프에 참가했다. 연구 현장을 돌며 방사선 가속기가 작동하는 원리나 반도체 실험을 관찰했다.

안 군은 “어려운 문제를 고민하다가 풀었을 때 가장 신나고 재미있다”면서 “가우스 같은 훌륭한 수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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