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가짜돈에 1억 날린후 위폐로 ‘벌충’하려다 덜미

  • 입력 2009년 5월 20일 02시 58분


2008년 11월 김모 씨(50)는 해외의 지인으로부터 금을 싼값에 사는 방법이 있다는 말을 듣고 라오스로 출국했다. 라오스에 도착했을 때 그를 맞은 것은 금덩이가 아니라 검은 ‘돈더미’였다. 검은 지폐의 판매상이라고 밝힌 이모 씨(53)는 “특수 처리된 유로화여서 약품으로 닦으면 지폐가 되는 돈”이라며 “약품 값을 주면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검은 돈더미를 넘기겠다”고 제의했다. 김 씨는 미화 7만7000달러(약 1억 원)를 약품 값으로 지불하고 지폐를 받았다. 하지만 돈은 가짜였다.

이 씨는 자신도 현지인들에게 속았다며 피해를 보전해주겠다고 39만 유로(약 7억 원)와 2300달러(약 350만 원) 지폐를 넘겼다. 선뜻 거액의 돈을 건네는 걸 보고 김 씨는 이 돈이 위조지폐임을 직감했다. 김 씨는 위폐를 신고하는 대신 사업상 알게 된 임모 씨(44)에게 부탁해 국내로 옮기기로 했다. 12월 16일 스포츠 가방에 돈을 넣고 출국하려던 임 씨는 현장에서 라오스 경찰에 체포돼 구속됐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귀국한 이 씨와 위폐인 줄 알면서도 국내로 반입하려 한 김 씨를 위조외국통화 취득 혐의로 검거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김 씨는 자신이 받은 돈이 위조지폐였는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과거 환전상이었던 김 씨가 조악한 위폐의 상태를 몰랐을 리 없다”며 “라오스 인터폴에 공조 수사를 의뢰해 김 씨의 혐의를 확인하고 이 씨 일당의 여죄도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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