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형 고교 타지역 학생비율 제한”

  • 입력 2009년 4월 21일 02시 57분


교과부 “내년 개교 기숙형공립고 중 24곳 포함”

전국 우수학생 몰리는 거창-장성고 반발 예상

내년에 문을 여는 기숙형 공립고교를 포함한 ‘기숙형 고교’는 신입생을 전국 단위로 모집하는 학교라 하더라도 다른 지역 학생의 입학 비율이 제한된다. 각 시도교육청은 소속 지역에서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뽑는 기숙형 고교의 타 지역 학생 입학 비율(쿼터)을 결정해서 6월 말까지 발표해야 한다.

이는 기숙형 고교 가운데 전국 단위의 선발이 보장된 자율학교의 경우 타 지역 출신 학생이 지나치게 몰려 해당 지역 중학생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기숙형 사립고 가운데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이 몰리는 곳은 학교와 학부모의 반발이 예상된다.

20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앞으로 시도교육청은 해당 지역 자율학교 가운데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학교의 경우 출신 지역별 입학 쿼터를 매년 하반기에 발표해야 한다. 단 올해는 내년에 기숙형 공립고 82곳이 개교하는 점을 감안해 학생들에게 준비 기간을 충분히 주기 위해 6월 말까지 발표하도록 했다.

지역별 입학 쿼터를 정해야 하는 학교는 전국의 자율학교 282곳 가운데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77곳이다. 여기에는 내년에 개교하는 기숙형 공립고 중에서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뽑는 24곳이 포함된다. 최근 공개된 2005∼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에서 우수한 실적을 낸 전남 장성고, 경남 거창고 등 일부 기숙형 사립고도 대상이다.

쿼터는 해당 지역 중학생의 진학 상황을 고려해 교육청과 학교가 협의해 결정하며 매년 유동적이다. 물론 해당 지역 중학생이 없거나 진학 수요가 없다면 지역별 쿼터를 제한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시도교육청이 명문 기숙형 사립고에 재정 지원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 학생의 입학 쿼터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교과부에 따르면 현재 거창고와 장성고는 학교 자율적으로 각각 신입생의 80%와 50%를 타 지역 학생 중에서 선발하고 있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는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쿼터를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매년 거창군 장성군 또는 경남도 전남도의 중학생 상황이 쿼터 결정에 주요한 변수가 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뽑는 자율학교라도 기숙사가 없는 곳이 많아서 타 지역 학생 유입이 많지 않았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기숙형 학교가 많아지기 때문에 타 지역 학생의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쿼터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