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고유황유 연료사용 정책 변경 “공개검증 통해…”

  • 입력 2009년 3월 20일 07시 09분


市 “전문기관-시민단체-언론사 참여해 허용여부 판단”

울산시가 지난해부터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고유황유(高硫黃油·유황 성분이 0.3% 이상인 기름)의 연료 사용과 관련해서 공개 검증 후 허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울산시 주봉현 정무부시장은 19일 “연료정책 변경 여부를 위해 전문기관과 환경·시민단체, 언론사 등이 참여해 그동안 제기된 고유황유 사용 시 드러날 각종 문제점을 공개 검증하겠다”며 “고유황유 사용에 대한 환경적, 경제적 타당성이 입증되면 연료정책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울산환경운동연합 등 환경·시민단체에 자문위원 2명을 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지역 언론사에도 자문위원 추천을 의뢰해놓고 있다.

이에 앞서 울산시는 지난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 현재의 저유황유(유황 성분이 0.3% 미만인 기름)에서 고유황유로 전환했을 경우 환경성과 경제성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다. 결과는 올 상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고유황유는 석탄과 함께 정부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1990년부터 서울과 부산 울산 등 전국 6개 도시의 신·증설 공장에서 연료로 사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광역단체장이 고유황유나 석탄 연료 사용을 승인할 수 있다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대구시와 인천시는 2004년부터 고유황유와 석탄의 연료 사용을 허용했다.

SK에너지 등 울산지역 기업들은 경제난 타개를 위해 고유황유를 연료로 사용하게 해줄 것을 지난해부터 울산시에 건의해왔다.

이에 환경·시민단체는 “고유황유 사용을 허용하면 대기환경이 더욱 악화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환경·시민단체는 2007년 현재 울산 남구와 온산읍 대기환경측정망(TMS) 설치 사업장의 황산화물(SOx) 총배출량은 1만987t이나 고황유로 연료정책이 바뀌면 지금보다 약 5배인 4만9687t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또 2005년 현재 울산지역 이산화탄소가 1716만 t 배출되고 있으나 고황유를 쓰면 약 120만 t이 더 배출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울산에서 연간 사용하는 저유황유(263만 t)를 고황유로 전환할 경우 오히려 대기오염 물질인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NOx) 등을 60∼70% 줄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고유황유를 연료로 사용하면 연간 3000억 원의 연료비 절감과 6000억 원의 투자유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고유황유와 석탄 사용이 금지된 1990년에 비해 현재는 공해저감 기술이 훨씬 뛰어난 상태여서 고유황유를 연료로 사용해도 저유황유사용 때보다 공해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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