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페르시아전 석달… 눈이 행복했어요”

  • 입력 2009년 1월 8일 05시 56분


11일 막 내리는 특별전… 안내설명인 3인의 소회

“한동안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던 페르시아 시대의 화려한 유물들이 며칠 뒤면 전시장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섭섭해요. 더 많은 분이 감상하도록 전시기간이 연장되면 좋을 텐데, 아쉽습니다….”

6일 오후 국립대구박물관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특별전의 전시장 옆 휴게실.

관람객들에게 페르시아 유물의 특성과 이에 얽힌 이야기 등을 열정적으로 설명해 온 김미연(28·여) 박준우(24) 장수민(23·여) 씨 등 도슨트(안내설명인) 3명은 그동안의 소감과 에피소드 등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7일 이곳에서 개막한 페르시아전이 11일로 막을 내린다.

현재 전시장에는 겨울방학을 맞아 지역 초중고교생 관람객이 몰려 막판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개막일부터 도슨트로 활동해 온 이들은 “관람객들에게 페르시아 문화를 소개하고 한국과 이란의 가교 역할을 한 데 대해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며칠 뒤면 전시회가 끝나는 만큼 아직 구경하지 않은 분들에게 서둘러 전시장을 찾아줄 것을 권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중 연장자인 김 씨는 경북대 대학원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고 박 씨와 장 씨 등 2명은 대학생이다. 이들 모두 도슨트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매끄러운 진행으로 관람객들의 인기를 모았다.

사학을 전공한 김 씨는 “도슨트 근무가 전시회 개막 3일 전에 확정돼 전시 유물을 소개하는 엄청난 분량의 안내문을 외우느라 밤을 꼬박 새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페르시아 유물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온몸으로 전시회를 느껴보자’는 취지로 도슨트에 지원했다”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이번 도슨트 근무경력이 인정돼 최근 경북대박물관 직원으로 채용됐다”며 “페르시아전이 나에게는 새로운 인생을 열어준 행운의 상징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며 기뻐했다.

박 씨는 “도슨트 근무를 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게 무엇보다 좋았고, 수십 명의 관람객 앞에서 설명을 하다 보니 발표력도 아주 나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도슨트 활동이 대학에서 전공하고 있는 경영학 공부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한 달 전 관람 도중 끊임없이 질문을 하시던 70대 할아버지와 토론을 하는데 ‘목이나 축이고 하라’며 정겹게 음료수를 건네주시던 50대 아주머니의 표정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그는 “페르시아 유물에 깃든 높은 예술성과 실용성에 감탄했다”며 “전시 유물 중 ‘황금가면’은 다시 돌려보내기 아쉬울 정도로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또 장 씨는 “직원들이 전시관 내 유리를 너무 깨끗하게 닦아 관람객들이 머리를 부딪치는 일이 자주 있었다”며 “도슨트 활동 기간에 책임감을 갖고 완벽한 준비를 위해 노력하다 보니 인간적으로 성장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시회가 끝나면 가까운 곳에 함께 여행이라도 다녀오고 싶다”며 “황금만큼이나 값지고 소중한 체험을 한 게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기간=11일까지

▽장소=국립대구박물관

▽관람료=성인 1만 원, 중고교생 9000원, 초등학생 8000원, 48개월∼미취학 아동 5000원

▽문의=1688-0577, 페르시아전 홈페이지(www.persia200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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