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어, 여기 보건소 맞나요?”

  • 입력 2008년 11월 6일 02시 58분


‘예방접종 하러 가는 곳’ 옛말

비만예방-정신건강 상담 등

다양한 특화 프로그램 마련

“보건소는 예방접종할 때나 가는 곳 아닌가요?”

“그렇게 생각하면 손해랍니다. 보건소에서 아토피 예방부터 비만 예방까지 다양한 건강관리가 가능한걸요.”

보건소의 변신이 눈부시다. 리모델링을 통해 병원 못지않게 깔끔하고 아늑한 환경을 갖춘 보건소들은 이제 생활 건강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마련하고 주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 아토피부터 아이들 운동 프로그램까지

아토피 예방 프로그램이나 예비 부모들을 위한 출산 대비 프로그램은 이제 대부분의 보건소에서 갖추고 있는 기본적 프로그램이다.

‘몸짱’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은 체력 측정과 함께 식단과 운동을 처방해주는 영양·운동클리닉이 보건소에서 새롭게 뜨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강남구, 중구, 성동구, 성북구 등 많은 보건소들에서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9월부터 시작된 10주 과정의 ‘성북구 몸짱 만들기 교실’에는 주민이 120명이나 몰렸다. 1주일에 3일, 저녁시간 90분 동안 체조 등 운동과 올바른 다이어트 등에 관한 영양 정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주민 모두 건강을 위해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보건소는 10주 과정이 끝나면 체중조절 정도, 유연성 향상도 등을 평가해 ‘성북구 건강 몸짱’도 선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눈길을 끄는 이색 프로그램이 많다. 강동구의 ‘키플러스 프로젝트’도 그중 하나.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키플러스 프로젝트’는 만 3∼10세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판을 자극하는 운동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키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강동보건소 1층에 자리 잡은 ‘어린이 건강동산’은 어린이가 ‘가상 음주체험’, 담배 원료 학습 등을 통해 안전과 건강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올해에만 관내 어린이 9000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다.

○ 마음의 고민도 들어드릴게요

몸이 아니라 마음의 병 때문에 고민인 사람들도 보건소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우울증으로 힘들어하고 자살률이 높아져감에 따라 보건소들이 상담 전문가들의 상담 및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 것.

서초의 ‘정신건강상담클리닉’, 강동의 ‘행복충전소’, 강남의 ‘정신보건센터’ 등 이름은 약간씩 다르지만 전문 상담사의 무료 일대일 상담을 제공한다. 강동보건소는 “병원 정신과는 이름부터 거부감이 들고 또 진료기록이 남을까봐 부담스러워 선뜻 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보건소의 스트레스 상담이다 보니 주민들이 편하게 찾고 있다”고 전했다.

도봉보건소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우울증으로 고민하는 어린이들을 체육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하는 ‘주말 희망돌이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평일에는 정신없는 직장인이라 보건소가 멀게만 느껴진다면 토요일을 활용하자. 직장인을 위해 이미 토요 특화서비스로 다양한 직장인 대상 검진을 하고 있다.

강남보건소의 서명옥 소장은 “보건소에 예방주사나 맞으러 가는 시대는 지났다”며 “보건소는 민간의료기관에서는 사업성이 없어서 하지 못하는 다양한 생활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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