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중 1명은 65세이상, 노인 10명중 9명은 만성질환

  • 입력 2008년 9월 8일 02시 54분


“이번 추석에는 부모님 건강검진 한 번 해드릴까.”

고령화사회가 진행되면서 노인 인구 및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지만 몸이 허약한 노인과 이들을 위한 노인 의료비 지출도 크게 늘고 있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00년 총인구의 7.2%인 339만 명에서 2007년 481만 명(9.9%)으로 늘었다. 2026년이 되면 노인 수가 1000만 명을 넘어 5명 중 1명이 노인인 시대가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노인성 질환자 진료 추이 분석’에 따르면 노인성 질환자는 2002년 49만9000명에서 2007년 84만7000명으로 69.7% 늘었다. 노인 10명 중 9명은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하나 이상 앓고 있다.

건강이 나빠지면 외출하기가 힘들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이렇게 일상적인 활동이 불편한 ‘허약 노인’은 전체 노인의 17%에 이른다.

안모(72·경기 광명시) 씨는 70세 이전까지 큰 병 한 번 앓지 않을 정도여서 친구들로부터 “건강 하나는 타고났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2년 전 어느 날 왼쪽 팔다리에 힘이 쭉 빠지고 말이 어눌해지는 느낌이 들어 병원에 가 보니 뇌중풍(뇌졸중)이란 진단이 나왔다.

안 씨는 “매주 3회 재활치료를 해야 하고 거동이 불편해 남의 신세를 져야 한다”며 “자식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게 되니 젊었을 때 건강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부모님에게 용돈을 많이 드리는 것도 좋지만 건강부터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후 삶의 질은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노인 건강이 나빠지면서 사회적으로 치러야 하는 비용도 만만찮다. 노인 1인당 연간 진료비는 지난해 처음으로 200만 원을 넘어섰다.

노인 의료비 증가는 국민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재정에 부담을 준다. 또 일하는 노인 비중이 줄면 그만큼 국가 생산성도 낮아진다.

선우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노인의 건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노인 본인과 부양가족의 삶의 질이 결정되고 국가 복지재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국가 차원에서 노인 건강에 관심을 갖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