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과 태극기…둘로 쪼개진 6·10

  • 입력 2008년 6월 10일 20시 05분


보수와 진보로 다시 나뉜 서울시청광장 6.10항쟁 21주기를 맞이해 정부의 정책을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시위와 보수단체의 맞불 시위가 10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충돌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날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 모인 보수단체회원들이(사진 왼쪽아래) '법질서 수호, FTA비준 촉구' 대회를 시작하자 보수와 진보 양측의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사람의 장벽을 만들어 양측의 마찰을 차단하고 있다. [연합]
보수와 진보로 다시 나뉜 서울시청광장
6.10항쟁 21주기를 맞이해 정부의 정책을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시위와 보수단체의 맞불 시위가 10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충돌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날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 모인 보수단체회원들이(사진 왼쪽아래) '법질서 수호, FTA비준 촉구' 대회를 시작하자 보수와 진보 양측의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사람의 장벽을 만들어 양측의 마찰을 차단하고 있다. [연합]
6월 민주항쟁 21주년 기념일인 10일 서울 세종로와 태평로 일대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진보 진영의 촛불 집회와 촛불 시위에 반대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하는 보수 진영의 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촛불과 태극기를 각각 앞세운 양 진영이 같은 장소에서 행사를 하면서 양측 간에 한때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졌으나 당초 우려했던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7시부터 8만여 명(경찰 추산·오후 9시 현재)이 모인 가운데 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와 '대운하 백지화' '이명박 정권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며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날 부산, 인천, 대전, 울산 등 전국 79개 시군에서도 촛불 시위가 벌어졌다. 서울 도심에서 10만 명 가까이 모인 대규모 시위는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을 규탄한 촛불시위 이후 처음이다.

반면 뉴라이트전국연합과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광장에서 5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법질서 수호·FTA 비준 촉구 국민대회(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회를 마친 뒤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철야 구국기도회도 개최했다.

다른 보수성향 단체인 새물결국민운동중앙회는 이와 별도로 오후 5시부터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1만 여명이 모여 'FTA비준 촉구 문화제'를 가졌다.

보수 단체들은 "촛불 집회가 단순히 광우병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반미 감정'을 조장하고 반FTA, 반정부 투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해 나섰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 전국에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서울광장 주변에 221개 중대(약 2만 여명) 등 471개 중대 3만7000여 명의 경찰을 전국 집회 현장에 배치했다.

경찰은 또 시위대의 청와대 행진을 막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로 사거리와 적선사거리 등의 차도를 컨테이너로 막고 물대포를 현장에 배치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세종로에서 경찰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모(45) 씨와 윤모(51)씨에게 이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달 여 이어진 촛불집회 시위에서 시위대가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전경버스 위에 올라간 혐의로 이들과 함께 구속영장이 신청됐던 전모(44)씨에 대한 영장은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없다"며 기각됐다.

김기현기자 kimkihy@donga.com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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