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학원장’

  • 입력 2008년 5월 14일 02시 59분


“학생성적 안오른다” 강사 폭행

야구방망이 휘두르고 불고문

울산 남부경찰서는 13일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의 강사를 상습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로 울산 모 학원장 박모(32)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9일 오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강의실에서 강사 A(29) 씨와 B(26·여) 씨를 불러놓고 “학생들 성적이 왜 안 오르느냐”며 팔굽혀 펴기와 쪼그려 뛰기를 시킨 혐의다.

또 박 씨는 알루미늄 야구방망이와 각목으로 이들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마구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A 씨가 야구방망이에 맞은 뒤 일어나지 못하자 예리한 흉기를 가스레인지에 달궈 옆구리 허벅지 종아리를 지지기도 했다.

또 이들이 학원생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 피해를 봤다며 학원 폐원에 따른 민사소송에 대비해 각각 1억5000만 원을 물도록 하는 내용의 각서를 쓰게 했다.

특히 A 씨에게는 “변제하지 못하면 콩팥과 눈을 팔아서라도 돈을 갚겠다”며 신체포기각서도 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박 씨는 “애들 성적이 안 오른다”고 학부모들이 항의하자 영어와 수학을 담당하는 두 강사를 지난달 중순부터 새벽 시간대에 자주 폭행했다.

A 씨는 울산 모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며 B 씨는 보복이 두려워 피해자 진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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