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저평가 아파트

  • 입력 2008년 4월 20일 22시 45분


최근 서울 강북 3구(노원, 도봉, 강북구)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졌다. 서울에서 3.3㎡(1평)당 1000만 원 이하의 아파트를 찾기가 여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 시내 곳곳에는 여전히 집값 상승 여파에서 벗어났거나, 슬그머니 가격이 떨어진 곳이 적지 않다. 특히 교육환경과 생활 편의시설들이 잘 갖춰진 서울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도 주변 가격보다 훨씬 가격이 저렴한 곳이 있다.

단 주변보다 가격이 너무 싼 곳은 직접 현장을 방문해 그 이유를 꼼꼼히 따져본 뒤에 매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동(洞)별 격차 큰 강남권

서울 강남권에 속하는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는 동별로 가격 차이가 가장 크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20일 현재 강남구는 개포동이 3.3㎡당 평균 5009만 원 선인 반면 논현동은 2111만 원이다. 무려 동 사이에 2898만 원의 가격차이가 있는 셈이다.

서초구 역시 가장 비싼 반포동과 양재동간에 3.3㎡당 1261만 원, 송파구도 가장 비싼 잠실동과 마천동이 1862만 원의 가격 차이가 난다. 강동구도 고덕동과 천호동이 1843만 원의 격차가 있다.

강남구에서 가장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 중 하나는 논현동에 위치한 쌍용, 우민아파트 등이다. 이들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1192만~1289만 원 선. 우민아파트 109㎡(33평형)대는 4억대 초반이면 살 수 있다.

총 70채의 소형단지지만 2005년 4월에 입주한 강남구 논현동 '한화꿈에그린'아파트도 눈여겨 볼만하다. 89㎡(27평형)의 단일형으로 4억2000만~4억5750만 원 선에서 거래된다.

강동구 천호동에 위치한 한신 아파트도 3.3㎡당 1000만 원 미만에 거래 가격이 형성돼 있다. 총 224채로 49~112㎡(15~34평형)의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교육여건이 좋은 양천구 목동 지역과 가까운 신정동에도 가격이 싼 아파트가 있다.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대림 e-편한세상' 아파트는 3.3㎡당 1414만~1653만 원 선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다. 총 391채의 76~138㎡(23~42평형)로 지어졌으며 2004년 2월에 입주했다.

●가격차이가 작은 강북권

서울 강북권은 강남권에 비해 동 간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강북구 내에서 가격이 가장 비싼 미아동이 3.3㎡당 1100만 원인데 비해 번동은 979만 원으로 122만 원 정도 차이가 난다. 노원구와 중랑구도 동별 가격 차이가 각각 130만 원, 150만 원에 불과하다.

강북권은 아니지만 금천구 역시 가산동이 3.3㎡당 1004만 원인데 비해 독산동은 908만 원으로 96만 원의 차이가 난다.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노원구 상계동에서는 '불암현대'와 '동아불암' 아파트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단지로 꼽혔다. 총 1298채인 불암현대 아파트는 79㎡(24평형)대의 아파트가 2억5000만 원 선에서 매수가가 형성돼 있다.

동대문구 전농동의 '신성미소지움' 아파트도 총 385채로 76~132㎡(23~40평형)규모로 구성됐다. 3.3㎡당 가격은 1087만~1227만 원 선.

이 밖에 1999년 12월에 입주한 마포구 망원동의 '상원2차 아파트'도 주변에 비해 저렴하다. 79㎡대는 2억대 초반에서 거래가격이 형성돼 있다.

●'싼 집'과 '저평가' 된 집은 구분해야

전문가들은 가격이 저렴한 곳과 저평가된 곳은 반드시 구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격이 주변시세보다 싸다고 반드시 저평가됐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

가격이 싼 아파트들의 공통점은 보통 세대수가 작은 '나홀로 아파트'이거나 각종 유흥시설 등으로 주변 환경이 열악한 곳이다. 반면 저평가 됐다는 의미는 지금은 가격이 낮지만 향후 호재(好材)가 많아 미래에는 인기 있는 지역으로 편입될 수 가능성이 있다는 것.

부동산써브 나인성 연구원은 "숨어있는 저평가된 아파트를 찾으려면 현재에는 왜 가격이 낮고, 미래에는 인기지역으로 편입될 수 있는 호재(好材)는 있는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택 시장이 상승기일 때에는 저렴한 아파트도 가격이 오를 수 있지만 하락기에 접어들면 처분조차 곤란한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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