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공교육 1번지’ 강남구

  • 입력 2008년 3월 24일 03시 00분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라는 서울 강남구.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학부모들은 공교육에 대한 기대도 불만도 별로 갖지 않는다고 한다.

서울 강남구청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한다.

‘어떻게 하면 공교육과 사교육의 균형을 맞출 것인가.’ 강남구청에 따르면 ‘부자동네’란 이유로 강남구 내 학교들은 공교육 지원에서 역차별을 받기도 한다. 강남구의 공교육 현장, 지금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매칭 펀드

관내 학교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강남구청은 매년 예산을 크게 늘려가고 있다. 강남구는 지난해(99억 원)보다 6억 원 늘어난 105억 원의 예산을 올해 편성해 관내 63개 초중고교의 화장실을 리모델링하고, 책걸상과 교실바닥을 교체했으며, 급식시설을 개선하고, 냉난방 시설을 바꿨다.

하지만 구청의 일선학교 지원에는 원칙이 있다. 맹정주 강남구청장의 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도 있잖습니까? 학교와 학부모 스스로 학교환경 개선을 위해 발 벗고 나설 때 비로소 구청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매칭 펀드(matching fund)’란 개념이 도입됐다. 해당 학교와 구청이 일정 부분씩 비용을 분담해 학습 환경을 업그레이드하자는 아이디어. 최근 압구정 중학교의 급식시설 개선(5000만 원)과 신사 중학교의 원어민 영어교사 운용(5000만 원) 사업에 든 비용은 학교와 구청이 절반씩 부담했다.

○ 서울에서 ‘해외어학연수’를?

학생들의 해외 조기유학과 어학연수가 특히 많은 강남구인지라, ‘방학만 시작되면 강남구 학교들에선 한 학급(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없어진다’는 말도 있다. 고심하던 강남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와 협약을 체결해 강남구립국제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다.

1년 6학기제로 운영되는 국제교육원 어학연수 프로그램은 미국 어학연수 비용(1인당 연간 약 2000만 원)의 30%인 연간 620만 원의 학비로 현지와 흡사한 어학연수를 경험할 수 있는 게 장점. 지난해 10월까지 모두 9836명이 등록한 이 프로그램은 캘리포니아주립대 계열 대학에서 최고 16학점까지 학점 인정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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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내 30개 초등학교에 원어민 영어강사 50명을 배치하고, 대왕 대곡 역삼 청담 학동 포이 등 6개 초등학교에 ‘영어체험센터’를 설치한 것도 영어교육 수요의 물꼬를 공교육으로 돌리기 위한 방편이다. 아이들이 교내에 마련된 외국 은행, 레스토랑, 공항, 호텔 체크인 카운터 모형을 직접 경험하면서 생활영어를 익히는 ‘체험식’이라 인기가 높다.

“얼마 전 중국 다롄(大連)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학교를 마치고 나오는 아이들을 데려가기 위해 교문에 학부모들이 모여 있었는데, 태반이 한국인과 일본인 학부모였어요. 영어와 중국어를 모두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중국으로 조기유학을 온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이 이대로 가다간 학생들을 외국에 다 빼앗기겠구나 하는 걱정이 덜컥 들었습니다.”(맹정주 강남구청장)

강남구는 10개 영어체험센터를 이용해 관내 30개 초등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원어민과 함께하는 방학캠프’를 여름방학 때 운영할 예정이다.

○ 교육 격차, 어떻게 해소할까?

대한민국 최고의 부자동네로 알려져 있지만 강남구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가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7번째로 많다.

고민 끝에 강남구청은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한 ‘예술가 멘터’ 프로그램을 최근 개발했다. 강남구에 사는 화가 음악가 등 예술가 구민들로 하여금 봉사 차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도록 유도한 것.

2004년부터 시작된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은 교육기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강남구청이 마련한 대표적인 프로그램. 연회비 2만 원만 내면 강남 유명 학원 강사 70명이 강의하는 4500개의 강좌를 인터넷으로 들을 수 있다.

전국 모든 학생에게 열려 있는 인터넷 수능방송은 전국 101개 지자체 55만 명의 학생이 이용 중이다. 강남구청은 올해 ‘예비 고1 과정’을 개설해 중3까지 저변을 확대할 계획.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방과후 거점학교’ 프로그램도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으로 흡수하기 위해 강남구가 시작한 교육 프로젝트. 관내 24개 중학교를 3개 구역으로 나눈 뒤 각 구역 중심에 있는 3개 중학교(언북 대치 중동)에 학생들이 모여 매주 월∼금요일 오후 6∼10시(방학 중엔 오전 9시∼낮 12시)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논술 과목을 수강하는 프로그램이다. 강남구 학생 2000여 명이 이용 중인 방과후 거점학교는 사교육보다 비용(과목당 월 3만∼6만원)이 저렴할 뿐 아니라, 실력 있는 학원 강사와 일선 교사들의 수업을 들을 수 있어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 인기가 높다.

○ 평생교육을 향해

배움은 평생이다. 평생교육도 강남구의 중요한 관심사다.

‘강남 르네상스’란 이름으로 진행 중인 강남구의 평생교육은 주민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출발했다. 온·오프라인으로 함께 진행되는데, 구민들을 대상으로 전문가들이 한문 미술사 역사를 강의한 내용을 녹화하여 다시 인터넷과 케이블 TV로 서비스한다.

맹 구청장은 “평생교육은 인문학 강의를 넘어 외국어와 직업교육, 취미교육, 집안 개보수 교육 등 실용적인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대학과 연계해 학점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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