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대학 정시 논술고사 살펴보니 “논하라 → 풀어라”

  • 입력 2008년 1월 14일 02시 58분


■ 인문계

통합교과 문제 많고

수학적 개념 접목도

■ 자연계

언어논술 배제하고

수리과학 측정 초점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의 2008학년도 정시모집 논술고사에서 인문계 논술에도 수학적 개념이 도입되고, 특히 자연계는 수리적인 풀이과정이나 답을 요구하는 문제가 나오고 있어 수험생들은 새로운 출제 경향에 맞춰 대비할 필요가 있다.

▽자연계, 공식풀이·답 요구=자연계 논술 중에는 수학이나 과학의 주요 개념이나 공식을 풀어내거나 풀이 과정에서 수리적인 답을 요구한 경우도 많았다.

처음 자연계 논술을 도입한 서울대는 평균값 정리, 함수의 연속성에 대한 증명 등 본고사에서 주로 나왔던 증명 문제를 냈다. 특정 함수 값을 구하는 문제도 있었다.

연세대는 원유 유출 상황을 설정해 기름이 해안가에 도달하는 시간, 2시간 동안 해안가에 축적될 원유의 총량 등을 구하도록 했다.

고려대는 수리논술에서 정적분과 벡터의 정의를 통해 등식을 설명하게 했다. 과학논술에서도 패러데이 자기유도 현상과 관련해 힘의 크기와 에너지의 합을 구하게 했다.

12일 서울대 면접 및 구술고사에서도 일부 전공에서 제시문에 영어와 한문이 섞여 나오는 등 까다로워 당락에 큰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경영대는 확률 통계와 연계한 주식 관련 질문, 공대와 의대는 함수와 수열 등 수학 문제, 자연대는 주가 등락에 따른 경우의 수를 설명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본고사 또는 논술가이드라인 위반 논란이 있지만 차기 정부의 대입 자율화 기조에서 보면 문제 삼기는 어려울 것 같다.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단순히 공식이나 증명 도식을 외워 쓰게 한 본고사와 달리 자연계는 제시문에서 원리를 설명해 주고 이를 해석, 적용하도록 한 것”이라며 “계산 문제 역시 자연계에서 계량화되는 과정이 없다면 이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자연계는 가이드라인 적용 안돼=고려대는 2007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 논술에 인문계처럼 언어·수리 통합을 추구해 5개의 긴 제시문을 요약하고 비판해 서술하도록 했다.

그러나 ‘변별력이 떨어지고 자연계 수학능력을 점검하기 어렵다’는 평가에 따라 2008학년도에는 언어 논술을 배제하고 수리·과학적 수학능력 점검에 초점을 맞췄다.

자연계 수험생들은 교과 내용을 바탕으로 수리·과학적 능력을 평가하는 논술이 차라리 부담이 덜하다는 반응도 있다.

대학들도 교과 수준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교과 지식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더 공정하다는 생각이다. 교과 암기 지식을 금지한 가이드라인 때문에 오히려 논술이 교과서에서 멀어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강신창 유웨이중앙교육 논술팀장은 “가이드라인을 만든 2005년에는 자연계 논술이 없어 인문계 논술에 해당하는 기준을 맞췄다”면서 “이를 자연계 논술에 적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인문계는 통합교과 강화=인문계 논술은 통합교과형 출제가 대세다. 대체로 수학적 개념을 접목하고, 표나 그래프 등의 해석 능력을 중시하는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대가 국민의 만족도 지수를 로그나 평균 등 수학적 개념으로 풀고 △고려대가 신뢰의 유형 및 소득과의 관계에 대한 표 2개를 제시하고 분석 요구 △연세대가 국가 친밀도 조사 결과 해석을 요구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내년에도 인문계 논술은 사회현상을 수리·과학적 개념을 통해 이해하고, 자료 분석 능력을 측정하는 출제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어 제시문이 나올 수도 있다.

메가스터디 이석록 평가연구소장은 “평소 글쓰기 연습과 함께 다양한 지문을 소화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특히 자연계는 교과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2008학년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논술 특징 및 전망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자연계
논술
정시모집에 첫 실시2007학년도 수시에 이어서 수시 및 정시로 확대. 언어 논술은 지양수시 및 정시에서 처음
특징자연계 4번, 적분에 대한 평균값 정리를 이용해 등식이 성립하는 것을 설명하고 특정 함수를 만족시키는 값 요구자연계 4번 5번, 정적분과 벡터의 정의 등을 통해 등식 설명 요구자연계 1번, 태안 원유유출 사고와 같은 상황을 설정해 기름이 해안에 도달하는 시간과 원유 총량 등 계산 요구
2009
학년도
출제 전망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 “본고사 실시 없다. 올해 출제 경향과 기조 이어간다”입학처 “본고사 보지 않는다. 올해 출제 경향 및 유형과 비슷할 것”김동노 논술 출제위원장 “올해 유형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논술연구팀이 3월까지 모의고사 형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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