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난지골프장, 가족공원으로 ‘U턴’

  • 입력 2008년 1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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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골프장을 찾은 시민들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 운영권을 놓고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골프장을 시민공원화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난지골프장을 찾은 시민들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 운영권을 놓고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골프장을 시민공원화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노을공원 내 난지골프장(9홀)을 가족공원화하는 방향으로 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가닥을 잡고 있다.

양측은 대화를 통해 난지골프장 문제를 해결하기로 최근 합의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측 모두 협상을 전담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공단 관계자는 9일 “서울시에서 먼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을 해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현 상태로 계속 끌고 가는 것도 문제가 있고, 법을 통한 해결도 장기적으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공단은 그동안 법적 해결을 통해서라도 골프장을 정식 개장하겠다는 견해를 굽히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도 “공단과 잘 협의해 서울시의 당초 생각대로 골프장을 가족공원으로 바꿔 시민에게 제공할 것”이라며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 항소심까지는 공단 승리

공단은 2000년 서울시로부터 난지골프장 사업 참여자로 선정됐다. 2004년 6월 골프장 건설을 끝낸 직후 골프장 운영권과 입장료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다.

서울시가 난지골프장 운영권을 서울시에 귀속시키는 조례를 제정했다. 공단은 서울행정법원에 조례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했고 2004년 11월 1심과 2006년 항소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공단은 2005년 10월부터 무료 시범 라운드라는 이름으로 골프장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서울시는 1, 2심에서 패소한 뒤 난지골프장을 가족공원으로 바꾸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2006년 취임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공단 관계자는 “대법원에서도 승소할 자신은 있지만 시민여론이나 환경단체의 주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단은 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 소송을 취하하지 않을 방침이다.

○ 협상의 관건은 돈

공단에 얼마만큼의 보상을 해 주느냐가 문제이다. 공단은 골프장 건설비 146억 원에 무료 개장 이후 들어간 관리비 50억 원 등 200억 원 내외의 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액수에 대한 언급은 피한 채 “공단의 명분과 체면에 손상이 가지 않는 협상을 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시 관계자는 “공단은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이 아니라 공공을 위하는 단체로 이해하고 있다”며 “골프장 무료 운영 역시 공공기관으로서 시민에게 혜택을 줬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골프장을 공원으로 만드는 비용을 시민 세금으로 메우는 것 아니냐는 비난에 대해서는 “골프장에 들어서는 공원은 넓은 초지 공간으로 조성될 것”이라며 “현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면 큰돈이 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난지골프장:

골프의 대중화를 목표로 2004년 6월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 위에 만들었다. 9홀짜리 대중 골프장으로 크기는 19만5443m². 생태공원을 포함한 총면적은 36만7329m²이다. 2005년 10월 무료 개장한 뒤 인터넷을 통한 예약 추첨제로 운영한다. 하루 50∼60팀이 이용한다. 겨울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난지골프장 논란 일지
2000년 1월서울시, 난지골프장 건설 계획 발표
3월서울시, 국민체육진흥공단을 사업자로 선정
2004년 3월서울시, 체육시설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제정. 공단과 그린피 분쟁
6월골프장 건설 완료
7월 공단, 서울시 상대로 조례 무효 확인 소송 제기
11월공단, 1심에서 승소. 서울시 항소 제기
2005년 10월공단, 골프장 및 노을공원 무료 개장
2006년 2월공단, 2심에서 승소. 서울시 상고. 이명박 전 시장 공원화 검토 지시
6월오세훈 시장 가족공원화 공약
2008년 1월서울시-공단, 본격 협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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