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서울 주요대학 수시2-1 논술 집중분석<5>중앙대

  • 입력 2007년 12월 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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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는 수시 2-1 논술고사를 10월 13, 14일 실시했다. 논술 출제위원장인 박상규(통계학과) 교수는 “정시논술도 수시 2-1 논술과 문제유형이 거의 같을 것”이라면서 “문항 수는 다소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질문유형을 숙지하라

중앙대는 인문계와 자연계를 가릴 것 없이 언어논술과 수리논술을 모두 보아야 했던 기존 시험 유형을 올해부터 바꿨다. 인문계는 통계자료를 해석하는 문제로 수리논술을 대체했고, 자연계는 과학을 소재로 한 짧은 글쓰기로 언어논술을 대신했다.

인문계의 경우 제시문의 절반은 교과서에서, 나머지 절반은 교과서 밖의 고전에서 뽑는다. 특히 환경과 복지를 주제로 한 제시문은 조선시대 문헌에서 가져올 때가 적지 않다. 과거의 문헌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수험생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2007학년도 수시 1학기 논술에서도 조선 실학자 정약용이 형법에 관해 쓴 ‘흠흠신서’가 제시문으로 나왔다. 시사 이슈와 관련된 제시문은 선호하지 않는다.

자연계는 제시문을 대부분 교과서에서 뽑는다. 공통 수학, 공통 과학 교과서를 중심으로 하되 수학Ⅰ, 과학Ⅰ 교과서를 참조한다. 각 제시문의 3분의 1은 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며, 나머지 3분의 2는 교과서 내용을 보완해 출제교수들이 직접 쓴 부연설명이나 관련 통계자료가 나온다. 교과서 단락마다 맨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생각해 볼 문제’에서 곧잘 주제를 뽑기 때문에 이들 문제를 살펴두면 큰 도움이 된다.

중앙대 논술의 가장 큰 특징은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통계자료를 활용한 제시문이 많이 출제된다는 점이다. 통계자료의 해석을 토대로 사회현상을 설명하도록 요구하는 문제는 주제를 정확히 이해하는 능력을 측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평가의 객관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중앙대는 ‘제시문 (가)와 (나)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하시오’ ‘제시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방법을 제시하시오’처럼 자주 출제하는 논제들을 유형화해 인문계 9개, 자연계 8개를 미리 제시했다(표 참조). 어떤 문제든 이들 유형을 벗어나지 않으므로 유형별 접근법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요약, 또 요약하라

중앙대 논술에서 고득점하는 비결은 뭘까? 중앙대의 논술 채점 기준에 대해 박 위원장은 △제시문 이해도 △제시문 간의 연관성 파악 정도 △글쓰기 능력의 세 가지를 꼽았다. 제시문을 정확히 이해한 뒤 제시문들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해 내는 능력에 전체의 50%가 배점된다.

문제는 나머지 50%의 점수에 해당하는 글쓰기 능력. △중언부언(重言復言)하는 경우 △이모티콘이나 채팅 용어를 써서 장난스럽게 글을 쓰는 경우 △논거도 들지 않고 밑도 끝도 없이 주장만 펼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이런 답안은 예외 없이 낮은 점수를 받는다.

박 위원장은 가장 효과적인 대비법으로 ‘요약훈련’을 소개했다. 서너 개의 문장을 요약해 한 문장으로 다시 쓰는 훈련을 하라는 것. 각 문장의 핵심 단어를 짚어낸 뒤 이들 키워드를 종합해 하나의 문장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중앙대는 300∼500자의 짧은 글을 쓰도록 요구합니다. 따라서 몇 개의 문장으로 구성된 짧은 글을 쓸 때는 핵심 단어를 넣어 글을 논리적으로 전개했는지 여부가 당락을 가르는 결정적인 잣대가 될 겁니다.”(박 위원장)

특히 인문계 수험생 가운데는 제시문에 나오는 통계자료에 익숙하지 않아 난감해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통계표를 ‘문장형’으로 풀어쓰는 연습을 하면 큰 도움이 된다.

①중앙대 기출문제 중 동일한 주제를 다루는 ‘문장형 제시문’과 ‘통계형 제시문’을 각각 확보한다.

②통계형 제시문을 분석해 의미를 파악한다.

③문장형 제시문의 내용을 살핀 뒤 통계형 제시문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따져본다.

④통계형 제시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문장형 제시문의 내용을 보완해 재구성하는 글을 쓴다.

한편 자연계는 과학이나 자연현상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문제가 빈번하게 나온다. 이때 채점 교수들이 눈여겨보는 것은 정답 자체가 아니라 정답을 도출해 내는 과정이다. 설혹 문제를 잘못 이해해 다소 엉뚱한 답을 썼더라도 접근법이 창의적이고 풀이과정이 치밀하면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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