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중 몇%’ 여전히 비공개… 막막하긴 마찬가지

  • 입력 2007년 11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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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여론에 땜질 처방… 등급제 부작용 근원 외면

공개 예정 ‘영역별 등급조합 정보’ 사실상 무의미

高3들 “혼나는 기간만 5일 늘었을 뿐” 볼멘 소리

■ 교육부 수능등급 닷새 앞당겨 발표

교육인적자원부가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5일 앞당겨 12월 7일 발표하기로 함에 따라 수험생들은 진학 상담에서 다소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내부에서도 “성적을 빨리 통지하는 것보다 정확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수능 등급제로 인한 혼란이 예상보다 크자 조기 발표로 파문을 최소화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불안감 줄이려 조기 발표=사설 입시기관들이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등급별 예상 구분 점수를 발표했지만 기관마다 차이가 있는 데다 교육 당국이 한 달 가까이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전혀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등급제 폐지론까지 나오자 교육부는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의 진학지도교사단이 수능 등급 구분점수 등 수능 분석 자료를 26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수리 ‘가’형의 1등급 구분점수가 100점 만점일 수 있다는 내부 분석이 나오자 자료를 내지 않기로 했다.

실제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등급조차 모르고 어떻게 지원 전략을 세우느냐”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고 논술고사 준비를 위해 사교육에 더 의존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이 달라지나=수능 성적이 일찍 발표돼도 사실상 수험생 처지에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이미 2학기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모두 끝났고 정시모집 원서 접수는 12월 20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성적 발표일이 12일에서 7일로 앞당겨져도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 큰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본인의 성적을 몰라 생기는 불안감과 혼란은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성적 통보 이후 진학 지도를 본격 시작해야 하는 일선 고교는 진학 상담 기간이 9일에서 14일로 늘어난다. 이 때문에 진학 상담 대목을 앞둔 입시기관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어떤 정보 제공되나=지난해까지는 수능 영역별 등급, 등급 구분점수,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백분위, 표준점수별 누적도수분포 등의 자료가 제공됐다.

올해는 영역별 등급만 제공되고 등급 구분점수나 누적도수분포 등은 알 수 없어 자신의 성적 위치를 판단하기 어려워졌다.

교육부는 성적 통지와 함께 진학 지도를 돕기 위해 영역별 등급 조합 정보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6월과 9월 모의평가 성적 통보 시에도 공개됐던 자료다.

이는 영역마다 같은 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몇 명인지를 보여 준다. 응시 영역 종류와 개수에 따라 16개 유형으로 분류해 모든 영역의 동등급자가 몇 명인지 표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가령 언어, 수리 ‘나’, 외국어, 탐구 4개 과목 모두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몇 명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입시전문기관의 분석을 거치지 않는 한 본인이 전체 수험생 중 상위 몇 % 정도에 해당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또 탐구영역은 과목과 상관없이 높은 등급 순서로 배열돼 같은 등급의 다른 수험생들이 어떤 과목을 응시했는지도 알 수 없다.

특히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대학마다 수능 영역별 배점과 가중치 등이 천차만별이어서 단순한 등급 조합은 무의미하다.

이 때문에 수능 등급제를 폐지하고 종전처럼 등급과 함께 표준점수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의 한 사립고 진학담당 교사는 “수험생들은 성적 조기 발표로 부모에게 야단맞는 기간만 늘어났다고 농담을 한다”며 “지금 같은 수능 자료로는 안개 속에서 진학 지도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수능 영역별 등급조합 정보 예시
언어수리‘가’외국어사탐1사탐2사탐3사탐4제2외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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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는 해당 등급을 받은 인원. 0등급은 미응시. 자료: 한국교육과정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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