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2008년 달라지는 경산시

  • 입력 2007년 11월 29일 0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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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요즘 경북 경산시 공무원들이 마음에 품고 있는 좌우명이다.

이는 경산 출신으로 한국 불교의 위대한 고승으로 추앙받는 원효(617∼686) 스님이 당나라 유학길에 해골 물을 마셨다는 일화에서 자주 언급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와 같은 의미다.

경산시가 5년 동안 준비했던 지역 출신 세 성현(원효, 설총, 일연)을 기리는 ‘삼성현 역사문화공원’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삼성현의 얼이 서려 있는 남산면 인흥리 일대 26만2000m²에 190억 원을 들여 조성하는 이 공원에는 2010년까지 삼성현 정원을 비롯해 원효각, 설총각, 일연각, 유물전시관, 기념탑, 성현의 길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설총은 최치원 선생 등과 함께 신라를 대표하는 문장가였으며 일연(1206∼1289) 스님은 고대 역사의 보고인 삼국유사를 저술했다.

경산시가 세 성현을 위해 ‘마음’을 쏟는 이유는 한국의 문화를 풍성하게 만들어준 것에 비해 후손으로서의 도리를 제대로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

고향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기반 없이는 경산시가 주력 사업으로 추진 중인 교육 및 기업도시 조성도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최병국 경산시장은 틈나는 대로 원효의 화쟁(和諍)사상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다. ‘화쟁’은 특정한 학설이나 종교를 고집하지 않고 더욱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원효의 대표적 사상.

최 시장은 “요즘 원효의 팬이 됐다”며 “이런 분이 경산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것만으로도 삼성현공원 조성의 필요성은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공원 조성의 자문위원인 군위군 인각사의 상인 주지 스님은 “삼국유사도 일연 선사께서 경산에 계시던 병든 노모를 인각사에 모셨기 때문에 마음 놓고 저술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많이 늦었지만 선사의 고향에 추모공원이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경산시는 삼성현공원 조성을 계기로 내년에는 경산에 있는 13개 대학과 함께 ‘대학도시’를 선포하는 행사를 열 계획이다.

대학의 연구기능을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태 경산의 1800여 개 기업의 경쟁력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최 시장은 “역사와 문화, 교육, 기업은 서로 맞물려 돌아가야 비로소 살기 좋은 지역으로 뿌리 내릴 수 있다”며 “삼성현을 기리는 마음이 이를 추진하는 가장 큰 동력”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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