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고결한 난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 입력 2007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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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길 씨가 16일 열리는 ‘제9회 아시아 태평양 난 전시회’에 출품할 ‘파피오 페딜륨’을 들어보이며 “건강미가 돋보여 한국 난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자랑하고 있다. 이동영 기자
이중길 씨가 16일 열리는 ‘제9회 아시아 태평양 난 전시회’에 출품할 ‘파피오 페딜륨’을 들어보이며 “건강미가 돋보여 한국 난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자랑하고 있다. 이동영 기자
국내에서 가장 많은 난(蘭)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이중길(66·경기 김포시) 씨는 13일 오전 온실 속에서 분주한 손놀림을 멈추지 않았다.

16일부터 26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고양세계꽃박람회 조직위원회 주관으로 열리는 ‘제9회 아시아태평양 난 전시회’에 출품할 작품들을 꼼꼼히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난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번 전시회에 그는 ‘파피오 페딜륨’이라는 종을 주력 작품으로 내놓을 작정이다. 대만과 일본, 유럽 등 화훼 선진국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 난은 반듯한 모양으로 잘 자라는 것이 특징.

이 씨는 “아파트에서 잘 자라고 연간 두 번 정도 꽃을 피우는 데다 한 번 피면 한두 달 지속되니 보기에 좋다”며 “쉽게 기를 수 있어 ‘난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씨가 난에 주목한 것은 청년시절이던 40여 년 전. 군복무를 마친 뒤 공무원 생활을 1년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곧바로 난 재배에 뛰어들었다.

부자들의 값비싼 취미로 보이던 ‘난 기르기’를 막상 시작해 보니 싸고 기르기 쉬운 종류가 많아 충분히 대중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동남아나 네덜란드, 아프리카를 돌며 난을 수집했고 조금씩 온실을 넓혔다.

그가 현재 보유한 난은 500여 종, 350만여 본. ‘이원난’(이 씨가 원예하는 난이란 뜻)이라는 법인을 만들어 판매도 하고 있지만 그는 스스로를 ‘난 애호가’일 뿐 다른 직함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돈 생기면 난 사고 온실 지었어요. 그러다 보니 집 한 채 없이 온실에서 살지만 그래도 난들이 있어 행복하죠.”

그가 난을 사랑하는 이유는 생명력과 고결함 때문이다.

“은근하게 자라면서 변화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진중함이 난의 매력입니다.”

큰아들이 대를 잇겠다며 곁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된다는 이 씨는 난을 주제로 한 테마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난에 애정을 갖다 보면 통념과는 달리 키우기 쉽다는 걸 알게 됩니다. 새봄맞이로 난의 향기에 빠져 보길 권합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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