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영재교육원 이렇게 준비해서 들어갔어요

  • 입력 2007년 2월 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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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시도 교육청 영재교육원과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 대부분은 최근 2007학년도 신입생을 선발했다. 교육청 및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에 각각 합격한 김재현 군과 정호윤 군에게서 영재교육원 대비법을 들어 봤다. 두 학생 모두 책을 즐겨 봤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 교육청 부설 영재교육원 합격 김재현 군

서울시교육청 산하 남부교육청 영재교육원 과학 분야에 합격한 김재현(11·서울 신도림초교 4학년·사진) 군은 자타가 공인하는 ‘독서광’이다.

제일 좋아하는 과학 관련 서적은 물론 백과사전, 잡지, 신문 기사도 열심히 읽는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정기 구독하는 과학 잡지인 ‘과학쟁이’(웅진닷컴)는 한 권도 버리지 않고 모아 둔 뒤 반복해서 읽고 있다.

김 군은 “과학 잡지를 정기 구독해 읽으면 과학의 기본 원리와 상식은 물론 매달 이슈가 되는 과학 소식도 접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진희(40) 씨는 아들을 위해 틈나는 대로 마을문고, 도서관 등을 다니면서 읽고 싶은 책을 빌려다 줬다.

수학은 방학을 이용해 다음 학기에 배울 문제집을 집에서 혼자 풀어 보게 했다. 기본, 심화, 올림피아드 등 3단계로 나눠진 문제집을 정해 매일 일정 분량을 풀었다. 학원을 다니지 않는 대신 집에서 자습을 하고, 남는 시간에는 책을 보게 하는 것이 김 씨의 교육 방식이다.

과학은 매주 한 번 인근의 실험 교실에 다니면서 여러 가지 실험을 직접 해보고 있다.

김 씨는 재현 군이 과학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바로 질문하도록 했다. 본인도 모르는 내용은 함께 인터넷이나 백과사전을 찾아서 궁금증을 해소했다.

또 여러 가지 형태의 스피치 연습을 틈틈이 했는데 이 연습은 영재교육원 면접을 볼 때 많은 도움이 됐다. 매주 한 번 가족 앞에서 한 가지 주제를 정해 3분 스피치를 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 씨는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데 과학 관련 서적이 대부분 논리적으로 전개되는 것이어서 논리적 사고도 자연스럽게 길러졌다”며 “학원의 획일적인 강의는 창의적 문제 해결력과 논리적 사고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 합격 정호윤 군

정호윤(12·서울 오금초교 5학년·사진) 군은 서울교대 영재교육원 과학 분야에 합격했다.

정 군은 3학년 때부터 ‘어린이동아’를 비롯해 신문을 꾸준히 읽었다. 예를 들어 신문에 ‘대기업 입사 면접 질문’으로 ‘서울시내 중국집의 하루 매출을 계산해 보라’는 지문이 나오면 직접 이 문제를 풀어봤다.

어머니 이미희(38) 씨는 “신문활용교육(NIE)을 어렵게 생각하지만 신문 내용을 아이랑 함께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며 “스크랩에 너무 얽매이는 것보다 틈날 때 편하게 문답형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 군은 평소 생각노트를 자주 활용했다. 생각노트는 발명 아이디어나 탐구하고 싶은 아이디어를 간단하게 메모해 놓은 것. 생각노트는 과학에 대한 흥미를 끌어내는 효과가 있다. 이 씨는 아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자주 했다. 신문을 읽거나 아이의 생각노트를 보면서 ‘명왕성이 왜 행성에서 퇴출됐니?’ ‘수소폭탄은 핵폭탄과 어떤 면에서 다르니?’ 등을 물어봤다. 아이가 대답을 제대로 못하면 함께 해답을 찾아봤다.

정 군은 그동안 서울학생탐구대회 우수상, 서울시교육청 발명품대회 은상, 서울시 창의 산출물대회 우수상 등 과학 분야에서 많은 상을 받았다.

이 씨는 “여러 탐구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부가 많이 된 것 같다”며 “직접 실험하고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했던 경험이 면접 및 서술형 시험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 군은 영재교육원 입학을 위해 창의와 탐구에서 나오는 ‘과학 창의력 오디세이 문제지’와 과학동아 ‘Be Scientists’의 수리 과학 논술을 꾸준히 풀어봤다. ‘앗! 시리즈’ ‘선생님도 놀란 과학 뒤집기’ 등 과학 관련 책도 많이 읽었다. 수학은 학원 공부와 여러 문제집을 활용해 4학년 여름방학 때부터 조금씩 선행학습을 시작했다. 정 군은 “영재교육원 사이트나 와이즈캠프의 과학실험코너 등에 과학에 흥미를 붙일 만한 자료가 많아 유익했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영재교육원 출제경향-대비법

2007학년도 교육청 부설,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의 선발 결과가 대부분 발표됐다. 특수목적고 입시에 도움이 되고 차별화된 교육을 받고 싶다는 욕구 등이 맞물려 영재교육원의 경쟁률은 10 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146개 전국 지역교육청에서 1만4921명, 서울대 연세대 서울교대 인천대 경북대 대구교대 부산교대 등 25개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에서 3511명을 선발했다.

▽교육청 부설 영재교육원=교육청 부설 영재교육원의 경우 대부분 학교장 추천을 받은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2학년 응시생을 대상으로 논리적 사고력 검사와 창의적 문제 해결력 검사를 실시했다.

교육청 영재교육원의 수학 문제는 상급 학년의 선수 지식이 필요하지 않은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주사위의 세 면을 보고 나머지 세 면에 적힌 숫자, 여러 가지 저울의 수평관계를 보고 특정한 사물의 값을 추리해 내야 하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과학 문제는 선행 학습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범위에서 과학 상식을 묻는 문제가 선보였다. △방에 불이 났을 경우 어떤 창문이 연기가 잘 빠져나가는가 △나뭇잎의 성장 정도를 확인하는 방법 등이 출제됐다.

면접 고사는 지원 동기 등의 일반적 질문 외에 △빙하가 녹으면 일어나는 현상 △유전자 조작이나 생명공학에 관한 윤리적 문제 등을 물었다.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대학 부설 영재교육원의 경우 대부분 1차 서류전형(학교장 추천), 2차 자체 출제 시험, 3차 구술 면접으로 선발했다.

교육청 영재교육원에 비해 과목별 선행 지식이 필요한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6학년에서 학습하는 비례와 비율을 이용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출제됐다.

심층 면접 고사는 대체로 지원과목에 대해 평소에 얼마나 깊이 있게 생각해 왔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질문이 많았다. △지구 대기에서 산소와 질소의 비율은 현재 4 대 1인데 이 비율이 바뀌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나 △기름과 물은 왜 안 섞이는가 등이 나왔다.

▽대비법=교육청 및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 중 어떤 곳에 지원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할까? 교과 선행을 많이 하지 않았고 평소 다양한 수학, 과학과 관련된 폭넓은 상식을 쌓아온 학생이라면 교육청에, 수학 및 과학 중 특별히 좋아하는 과목이 있으면서 그 과목을 깊이 있게 공부해 온 학생이라면 대학 부설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영재교육원의 입시 문제는 단순한 지식보다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문제나 이런 생각을 한번 해 보면 어떨까 하는 문제의 출제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평소 학교 공부와 독서를 충실히 하고 월간 과학잡지, 과학창의력 경시대회 기출문제집 등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기회를 자주 갖는 것도 중요하다.

김미혜 와이즈만 영재교육원 대치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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