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로 변한 직장인▼
그러나 연봉, 비전, 근무 여건 등을 이유로 1년을 넘게 다닌 회사는 한 군데도 없다. 10개월째 다니고 있는 지금 회사도 그리 만족스럽지 않아 이직을 고민 중이다.
청년실업이 심각하지만 이 씨처럼 취업한 후 1년도 안 돼 회사를 떠나는 ‘파랑새 직장인’도 늘었다.
취업전문 업체 인크루트는 지난달 발표한 ‘2006 취업·인사 10대 뉴스’를 통해 입사 1년 미만인 신입사원의 퇴사율이 평균 29.4%에 이른다고 밝혔다.
기업에서도 신입사원보다 경력사원을 더 선호한다.
외환위기 4년이 지난 2001년 ‘사업체 인적자원의 운영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사업체의 31.4%가 경력직을 선호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18.7%만이 경력이 없는 신입사원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도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7년 자영업자는 590만여 명이었지만 2005년에는 617만여 명으로 약 27만 명 증가했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의 평균 소득은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감소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05년 발표한 ‘경제 양극화 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월평균 소득은 1996년 301만 원에서 2004년엔 248만 원으로 줄었다.
▼임용시험에 매달린 대학생▼
고려대 졸업생의 경우 1997년 당시 총졸업생 중 인문학을 공부한 문과대생이 17.27%를 차지한 반면 2001년에는 16.2%, 2005년에는 12.62%로 점차 감소했다.
연세대 졸업생도 1997년 당시 인문학 전공 졸업자 비율이 17.83%, 2001년 16.04%, 2005년 14.10%로 감소했다. 취업난은 대학생들의 졸업도 늦추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해 발표한 최근 5년간 졸업자 학기 등록 횟수 조사 결과 8학기 만에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이 2001년 58.5%에서 2003년 51%로 감소했으며 2004년에는 다시 48.2%로 줄어 처음으로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직업의 안정성을 고려해 공무원을 지망하는 사람도 늘었다.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은 외환위기 후부터 크게 올랐다. ‘공시’란 말도 7·9급 공무원 시험이 사법 행정 외무고시 만큼 합격하기 어렵다는 데서 나왔다. 1997년에는 9급 공채 시험 경쟁률이 48 대 1이었다. 그러나 2005년엔 2125명 선발에 17만8802명이 지원해 8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7급 시험도 660명 모집에 7만8412명이 지원해 118.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젊은층은 ‘니트족’으로▼
여성희망일터지원본부의 김수영 본부장은 “일자리를 잃는 가장이 늘면서 가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취업을 하려는 주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남편이 괜찮은 직장을 다니고 있어도 아이들 사교육비를 벌기 위해 취업을 알아보는 40, 50대 주부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20, 30대에선 취업할 의사가 없는 ‘니트족(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 늘었다. 니트족은 학교에 다니지 않고, 직업이 없으며, 직업훈련에도 참가하지 않는 15∼34세 미혼자를 가리키는 용어.
2005년 4월 현대경제연구원은 니트족이 18만7000여 명이며 인구의 0.39%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또 10년 뒤인 2015년에는 이들이 전체 인구의 1.71%인 85만3900여 명으로 늘어나 사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니트족의 증가 원인으로 경기 악화, 기업의 고용구조 변화, 현실과 동떨어진 취업에 대한 인식 등이 꼽힌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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