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광주 노조원 일부 “인력 충원하라” 조업 거부

  • 입력 2006년 9월 2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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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광주1공장의 ‘뉴카렌스’ 생산라인이 노조 대의원을 비롯한 일부 조합원의 조업 거부로 26일 오후부터 3일째 가동이 전면 중단되고 있다.

올해 7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부분파업을 벌인 지 한 달도 안 돼 일부이긴 하지만 생산라인 조업 중단 사태가 빚어진 것.

28일 회사 측에 따르면 뉴카렌스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이 “노동 강도가 높다”며 추가 인력 보강을 요구하면서 26일 오후 2시 반부터 조업을 거부하고 나섰다.

노조원들은 “4월 뉴카렌스 생산라인을 처음 가동할 당시 가동률이 95%에 이른 상태에서 인력 부족에 따른 병목현상이 발생하면 인력을 보강하기로 했으나 이 같은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11일부터 일부 잔업 거부에 들어갔다”며 “현 상태에서 10%의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3일간의 조업 중단과 잔업 거부로 광주공장은 1853대의 뉴카렌스 생산에 차질을 빚어 287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28일 노조 대의원 14명을 업무방해혐의로 광주서부경찰서에 고소했다. 회사 측은 “이번 조업 거부는 광주공장 노조를 통해 공식적으로 제기된 행동이 아닌 자의적인 행동”이라며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조업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광주상공회의소, 광주전남경영자총협회, 기아차 광주공장 협력업체, 시민사회단체 총연합회 등의 대표와 관계자 30명은 28일 오후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를 찾아가 조업 중단 철회를 요구하는 항의 성명을 발표하는 등 지역 경제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에서 “임금 및 단체협약 합의서의 펜 자국이 채 마르지도 않았는데 조업을 거부한 것을 볼 때 지역민과 지역 발전이 안중에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지역민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와 별개로 노사 양측은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대표 차종인 ‘스포티지’ 생산라인 증설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기아차 광주공장 노사는 종업원의 고용 안정과 시장수요 대응을 위해 스포티지 20만 대(현 15만 대) 생산체제를 확보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6개월여 만에 스포티지의 시장점유율은 18%, 판매대수는 1300대로 급감하면서 현재 국내 시장에 쌓인 재고는 두 달분 판매 물량을 뛰어 넘는 2650대에 이르고 있다.

광주공장 노조지부(지부장 김준겸)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해 말 노사가 합의한 약속을 지키라”며 공장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 측은 “그동안 노조원의 피땀으로 120%의 생산 실적을 유지해 왔다”며 “시장 상황이 다소 바뀌었다고 해서 합의를 깨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회사 측은 이달 15일 “예측 불가능한 경제 환경의 변화로 직격탄을 맞은 마당에 지금 설비를 늘리게 되면 불필요한 투자로 인한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냈다.

광주=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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