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옥천 ‘은어의 고장’ 만든다

  • 입력 2006년 9월 1일 0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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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어(銀魚). 바다와 강을 오가는 회귀성 어종으로 ‘민물고기의 귀족’으로 불린다.

지금은 섬진강과 낙동강, 남대천 등이 주요 서식지이지만 3, 4년 뒤에는 ‘향수’의 작가 정지용 시인의 고향인 충북 옥천 일대가 전국 최대의 은어 특산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옥천 지역은 내륙으로 은어의 서식환경과는 별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지난달 초 옥천읍내를 가로지르는 금구천에서까지 20cm 크기의 은어가 떼 지어 헤엄치는 모습이 발견됐다.

금강 수계인 옥천군 청성면 일대에서도 대량 서식이 확인됐다.

이처럼 이 일대가 은어 서식지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은어가 회귀 습성을 잃었기 때문.

은어의 습성이 바뀐 것은 1997년 충북도내수면연구소가 옥천군 청성면 대청호에 300만 개의 은어 수정란을 풀어 넣은 것이 발단이 됐다. 수정란에서 부화된 치어 가운데 일부가 살아남아 금강 유역에 정착한 것.

이 은어들이 2004년부터 대청호와 금강유역에서 조금씩 잡히기 시작하더니 지난해부터 수가 급격히 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충북도와 옥천군은 이 일대를 전국 최대 은어 특산단지로 만들기로 하고 2009년까지 해마다 인공수정란 230만 개와 새끼 은어 23만 마리를 방류하기로 했다.

또 옥천군과 지역 어민들도 산란기에 은어를 잡지 못하도록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충북도 수산계 이병배 씨는 “2009년이면 어획량 100t, 어업소득 15억 원이 기대된다”며 “낚시와 축제 등을 통해 관광객도 끌어들여 이 지역을 ‘은어의 고장’으로 특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어는 9, 10월 부화한 뒤 바다에서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 다시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오는데 맛이 담백하고 수박향이 난다. 최고 25∼30cm까지 자란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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