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폭풍에 새우등 터졌다…문화상품권 등 매출 뚝

  • 입력 2006년 9월 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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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성 성인게임기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상품권 시장이 후폭풍(後暴風)에 시달리고 있다. 경품용 상품권 유통 물량이 급격히 줄고 있는 것은 물론 일반 상품권 판매도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다.

상품권 업계는 이번 사태에 따른 파장이 상품권 판매시장의 최고 대목으로 꼽히는 추석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 일반 상품권 된서리 맞아

바다이야기 파문은 엉뚱한 일반 상품권으로까지 번졌다.

한국문화진흥이 발행하고 기업은행이 판매 중인 문화상품권의 지난달 1∼25일 판매액은 9000만 원에 그쳤다. 6월에 1억4700만 원, 7월에 1억3700만 원어치를 판 것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

하나은행이 판매하는 국민관광상품권도 바다이야기 파문 이후 판매 물량이 20∼30% 감소했다.

이들 은행이 파는 일반 상품권은 백화점, 식당 등에서 쓰이는 ‘보통’ 문화상품권으로 경품용 상품권과는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이번 경품용 상품권 파동에 불안을 느낀 소비자들이 일반 상품권을 경품용 상품권과 혼동해 매입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다.

이에 반해 백화점 상품권이나 카드사에서 판매하는 ‘기프트 상품권’ 등은 판매량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자금팀 관계자는 “바다이야기 파문 이후 상품권 수요가 증가할 기미를 보이는 등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 경품용 상품권 절반 이하로 줄어

경품용 상품권은 올해 안에 거의 없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금융감독원과 서울보증보험에 따르면 경품용 상품권의 시중 유통 물량(발행업체 보유분 제외)은 7월 말 약 4300억 원어치에서 지난달 30일 현재 1812억 원어치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유통량이 급감한 것은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들이 최근 회수되는 경품용 상품권의 재발행을 중단했기 때문으로 감독 당국은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정부가 경품용 상품권 제도를 폐지하기로 한 내년 4월 이전에 유통 물량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발행업체들도 서울보증보험에 맡긴 담보물과 잔여 보험료를 찾아가기 위해 회수된 상품권을 속속 폐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18개 발행업체와 서울보증보험이 한 계약도 줄줄이 파기될 것으로 보인다.

○ ‘딱지 상품권’ 범람 위험

금감원 측은 “경품용 상품권 시장은 확실히 붕괴되고 있지만 이제부터 문제는 딱지 상품권”이라는 반응이다.

딱지 상품권은 정부의 지정을 받지 않고 불법으로 발행되는 상품권으로 기존 경품용 상품권 발행이 위축되면서부터 다시 늘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경찰은 딱지 상품권 1000만 장을 만들어 성인오락실에 유통시킨 혐의로 상품권 제조업체 대표를 입건한 데 이어 대구, 울산, 경북 포항 등지에서도 딱지 상품권을 유통시킨 유통업자와 성인오락실 업주들을 적발했다.

경찰은 딱지 상품권 발행 규모가 연간 6조 원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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