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대구/경북] “물류난 해법은 동남권 新공항”

  • 입력 2006년 5월 31일 0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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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기일을 맞추려면 항공편을 이용할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김해국제공항에는 해당 노선이 없어 인천공항을 이용하려면 추가 물류비와 시간 낭비 등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자동차 부품을 유럽으로 수출하는 부산 녹산공단의 A기업은 인천공항을 이용하면서 연간 수 억 원씩 물류비를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 등으로 TV용 LCD를 수출하는 대구 성서공단의 B기업도 마찬가지. 부산시에 따르면 동남권(영남 지역) 항공화물의 99%가 인천공항을 통해 수출돼 막대한 물류비 부담으로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제2의 경제권역인 동남권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동남권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공항의 필요성=최근 부산시청에서 열린 신공항 관련 국제심포지엄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동남권 5개 지역(부산, 울산, 대구, 경·남북) 상의회장 간담회에서 교통전문가와 상공인들은 항공 시설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재 2단계 확장 공사를 하고 있는 김해국제공항은 민·군(民軍) 겸용일 뿐 아니라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 비행이 제한돼 국제선 항공편 확대 및 노선 증설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해국제공항 인근 신어산과 돗대산 등의 장애물로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

대구공항도 활주로 이격거리 및 착륙대 미확보, 운항시간 제한, 국제선터미널 수용능력 부족 등으로 국제공항으로서의 제 구실을 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동남권과 전남, 제주 지역 주민은 연평균 174만 명으로 지난해에만 2900억 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공항은 가능한가=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미 완공되거나 완공 단계인 양양국제공항, 제천공항, 청주공항, 무안공항이 수요 부족으로 운영난을 겪고 있다는 이유로 뚜렷한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활성화를 위해서 당분간 새로운 국제공항 건설을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적인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교통전문가들은 “문제점이 드러난 공항이 있는 지역은 동남권과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며 “신공항 건설이 10∼20년 앞을 내다보는 국가적 사업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검토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동남권의 상공인과 자치단체들은 정부의 제3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06“2010)에 이 문제를 반드시 반영해 주도록 최근 건의했다.

상공인 등은 올 하반기에 5개 시·도로 구성된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공동협의체’를 발족한 뒤 신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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