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미술지도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입력 2006년 3월 27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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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아이는 사람을 사람처럼 그리는 데 우리 아이는 동그라미와 세모로 끝이에요."

쑥쑥닷컴(www. suksuk.com) 등 자녀 교육 관련 사이트나 엄마들이 모이는 자리마다 미술교육에 대한 질문들이 심심찮게 오르내린다.

○미술학원 보낼까 말까

주부 김혜련(35·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씨는 7세 남자아이를 미술학원에 보냈다가 석 달만에 집에서 가르치기로 결정했다. 김 씨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한 달이 지나 완성된 스케치북과 학원 원장의 평가표를 보니 옆집 아이와 그림에 큰 차이가 없더군요. 소재는 그렇다 치고 그리는 방식, 색 쓰는 법 등이 엇비슷했어요. 둘 다 창의성이 풍부하니 계속 미술공부를 시켜야한다는 주문도 매번 똑같구요."

반면 주부 김경숙(44·경기 광명시) 씨는 7년간 미술학원을 보낸 딸(중2)의 미술 실력이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7세 때부터 중 1때까지 학원을 다닌 결과 학원 수업이 학교 수행평가에 영향을 미쳐 내신성적도 좋았고 미술 대회에서도 여러 번 수상했다는 것.

"학교에서 친구들을 보면 학원을 다닌 아이와 안다닌 아이가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술을 전문으로 할 것도 아니고 우선은 비평준화지역이다 보니 고교입시가 있어서 이제 다른 교과목에 집중하려고 올해부터 그만두게 했습니다."

그는 "대형 학원보다는 작은 화실에서 회화를 전공한 선생님이 세심하게 봐주는 곳이 좋다"고 귀띔했다.

○집에서는 어떻게 지도할까

학원에서 테크닉 위주로 가르친다는 이유로 일부 학부모들은 학원 교육을 기피한다. 방문미술교육은 집에서 편하게 개인지도를 받을 수 있지만 교사가 자주 바뀌는 것이 흠.

전문가들은 자녀의 미술교육을 사교육에 맡기는 것이 주저된다면 엄마들이 직접 가르쳐보라고 권한다.

경인교대 미술교육과 김정희 교수는 "엄마들이 집에서 미술 지도를 못한다고 하는 건 괜찮은 작품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아이가 미술에서 가장 중용한 색과 형태에 대한 감각을 발달시킬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조언했다.

"엄마와 함께 부엌에서 직접 배추를 자르고, 생선을 만져보게 하고 소금과 설탕의 질감을 비교해 보게 합니다. 밀가루의 질감과 밀가루 반죽을 느껴보고, 반죽으로 여러 모양을 만들거나 물감을 떨어뜨려서 색깔이 섞이는 것을 경험하게 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죠."

○미술교육의 시작은

유아교육 전문가들은 기본적인 미술교육을 돌 이후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가 무리 없이 연필이나 크레파스를 잡고 힘을 주며 곡선이나 점선 등의 형태를 그릴 수 있을 무렵이 기준이다.

만 3세 이상이 되면 자르고 재구성하기 등의 좀더 복잡한 미술교육을 추가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팔과 손, 손목 및 손가락 근육을 사용함으로써 대근육과 소근육이 발달하게 된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구체적인 미술작품 활동보다는 즐거운 놀이, 생활 속의 다양한 문화와 감각 체험 놀이로 접근하는 편이 좋다.

경기 광명서초 이희주 교사는 "초등학교까지는 그림을 그리는 기교를 익히기보다 자유로운 상상력과 독창성 및 솔직한 표현력을 키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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