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盧 결별은 ‘판교’때문?…盧이사장 “관련없다”

  • 입력 2006년 1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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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줄기세포 연구의 가장 돈독한 파트너였던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왜 ‘앙숙’으로 변했을까.

황 교수는 12일 기자회견에서 그 이유의 하나로 ‘판교 프로젝트’를 거론했다. 동양 최대 규모의 여성전문병원과 줄기세포연구소를 건립하겠다는 노 이사장의 사업을 자신이 도와주지 않아 관계가 틀어졌다는 설명이었다.

노 이사장은 1년 이상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7월 경기도가 관리하는 판교 벤처단지 내 부지를 할인 또는 무상 공급해 주도록 성남시에 요청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순수 연구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당시 노 이사장은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와의 면담을 추진했으나 만나지 못했다. 황 교수는 12일 회견에서 “2004년 말경 노 이사장이 판교 프로젝트를 위해 경기도 고위 인사를 만나는 자리에 동행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노 이사장은 또 지난해 8월 24일 조남호(趙南浩) 서울 서초구청장을 찾아가 서초구 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부지를 싸게 구입할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구청장은 본보 기자에게 “노 이사장이 나를 찾아와 ‘황 교수와 함께 연구하던 사람인데 아웃(out)당해 따로 대규모 연구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며 “그린벨트 부지가 대부분 사유지여서 구 차원에서 도와줄 수 없다며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사업 부지조차 없는 상태에서 미즈메디병원의 사업파트너인 메디포스트(성체줄기세포 치료제 개발회사)는 지난달 14일 판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현재는 없다”는 노 이사장의 충격 고백이 있기 하루 전이다.

이에 대해 노 이사장은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판교 프로젝트 공개는 메디포스트가 유상증자를 위해 한 것으로 나의 기자회견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오비이락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황 교수와 소원해진 것은 그가 줄기세포의 상용화 가능성을 너무 허황되게 부풀리고 다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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