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후원금 어디서 나오나]‘同鄕에 의존’ 영-호남 큰차이 없어

  • 입력 2005년 11월 4일 0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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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은 누구에게서 정치자금을 받는가. 누가 의원들에게 기부하는가. 의원과 기부자들은 어떤 사회적 네트워크를 지니고 있는가. 본보는 투명한 정치자금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졌던 정치자금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시도했다. 그 결과 지연, 학연과 정치자금의 연관성이 확인됐고 사업장을 가진 기부자와 의원의 관계도 밝혀졌다.》

한국의 정치자금은 출신지(고향), 지역구, 사업장 소재지, 출신 대학별로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의원과 기부자의 연관성을 나타내는 ‘결집력’은 호남지역이 가장 강했고, 서울 지역 사업장 소유자가 해당 지역 의원에게 기부한 비율은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영호남 의원의 출신지 의존도는 비슷=호남과 영남 출신 의원들은 대체로 동향 출신 기부자로부터 많은 기부금을 받았으나 정치인과 기부자의 결집력은 호남이 영남에 비해 높았다.

비례대표와 지역구를 포함한 전체 국회의원을 출신지별로 분류한 결과 호남 출신 의원은 고액 기부금의 57.8%를 동향 출신 기부자로부터 받았다. 고향이 광주인 열린우리당 이상경(李相庚·서울 강동을) 의원의 경우 ‘큰손’ 기부금 2000만 원 전액을 동향 출신에게서 받았다.

부산 울산 경남(PK)과 대구 경북(TK) 출신 의원은 각각 47.0%, 35.9%였다. PK와 TK를 합쳐 영남으로 분류했을 때 영남은 50.9%, 호남은 57.8%로 엇비슷했다.

서울 출신 의원은 동향 출신(29.9%)보다 충청 출신(30.7%) 기부자에게서 약간 더 많은 기부금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서울 출신 의원이 받은 기부금 순위는 PK(16.5%), 인천 경기(8.7%), 호남(6.9%), TK(5.2%) 출신 기부자 순이었다.

인천 경기 출신 의원이 동향 출신 기부자로부터 받은 기부금의 비율은 4.1%에 불과했다.

또 호남과 PK, TK, 충청 출신 의원들은 동향 출신자에 이어 서울 출신 기부자로부터 두 번째로 많은 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서울 지역 기부자의 자금력이 입증됐다.

▽광역시 소재 사업장의 기부 많아=사업장 소재지와 지역의 연관성은 비교적 떨어졌으나 서울 소재 사업장의 경우 기부금 기여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서울의 지역구 의원이 서울 소재 사업장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은 총 139건, 4억6350만 원으로 건수 비율로는 76.8%, 금액 비율로는 76.7%였다.

또 서울 이외의 의원들도 자신의 지역구 내 사업장보다 서울 지역 사업장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의 비율이 더 높았다. 이는 기부금을 많이 내는 대기업이나 주요 협회 본부, 대형 자영업자의 사업장 등이 서울에 몰려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호남, 충청, PK 지역 의원도 서울 소재 사업장에서 더 많이 받았으나 지역 소재 사업장으로부터 받은 기부금 비율도 꽤 높았다.

3500만 원을 기부해 호남 지역 최고의 큰손으로 꼽힌 B제약회사 회장 김모 씨는 민주당 한화갑(韓和甲·전남 무안-신안) 최인기(崔仁基·전남 나주-화순) 김홍일(金弘一·비례대표), 열린우리당 유선호(柳宣浩·전남 장흥-영암) 의원 등 전남 지역 의원에게만 모두 3300만 원을 기부했다.

충청 출신 H기업 대표 전모 씨도 자민련 김학원(金學元·충남 부여-청양) 이인제(李仁濟·충남 논산-계룡-금산) 의원, 열린우리당 박병석(朴炳錫·대전 서) 의원 등 3명의 동향 의원에게 3000만 원을 후원했다.

부산 출신 D공업 대표 최모 씨도 부산과 경남 출신 의원 4명에게 5차례에 걸쳐 1900만 원을 후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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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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