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노인 10명중 8명꼴 “노후생활 준비 안돼”

  • 입력 2005년 9월 13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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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60대 이상 노인 10명 중 8명꼴로 노후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고 한 가지 이상의 질병으로 고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노인의 월 생활비는 50만 원 미만이 70.4%나 돼 생계유지가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서울 노원구 노원노인종합복지관이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간 복지관을 이용하는 노인 264명의 생활실태를 대면 조사한 결과 나타났다.

노원노인종합복지관 측은 12일 “비록 표본조사 수가 노원구에 국한돼 있고 264명에 지나지 않지만 직접 대면 조사를 통한 종합분석이라는 점에서 서울 지역 노인을 대표하는 추세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노인 “몸은 아프고 돈은 없고”=이번 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가장 큰 관심사는 건강(66.8%)이었다. 가족의 화목(13%), 경제적 여유(11.1%), 종교생활(4.6%), 취업(1.2%) 등이 뒤를 이었다.

노인이 앓고 있는 주요 질환은 관절염(45.1%), 고혈압(33.5%), 당뇨병(15.5%), 골다공증(11.2%), 심장병(10.2%) 등이었다.

이들 노인의 월평균 생활비는 70.4%가 50만 원 미만이었고 100만 원 이상은 11%에 불과했다.

생활비는 자녀나 친척에게 받는 경우가 40.9%였고 국가지원(33%), 연금이나 집세(17.8%), 본인 혹은 배우자의 노동(8.3%) 순이었다.

노인의 생활비 부족은 불안한 노후로 이어졌다. 노후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노인이 75.9%나 됐고 준비됐다고 응답한 사람은 24%에 머물렀다.

반면 이들 노인의 74.4%는 ‘지금 행복하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건강 유지(34.8%), 자녀와의 원만한 관계(29.4%), 대화상대 존재(7.4%), 경제적 여유(5.9%) 등이었다.

▽고령화 사회 대비한 복지 프로그램 필요=보건복지부와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인구 증가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04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 4800만 명의 8.7%(418만 명)이지만 2026년에는 5명 중 1명인 1011만 명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복지 대책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노원복지관 조사에서 노인의 거주형태는 혼자 거주가 33.3%, 노인부부가구가 24.2%로 노인 단독가구가 57.5%나 됐다. 자녀와 함께 사는 경우는 42.5%.

노원복지관 박준기(朴俊騎) 부장은 “한국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만큼 노인에게 소일거리를 만들어 주고 건강진단을 해주는 등 정부 차원의 다양한 복지프로그램이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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