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공기업의 ‘공채 실험’ 재학생까지 몰려 최고 ‘350대 1’

  • 입력 2005년 3월 2일 18시 22분


17개 공기업들이 올해 봄 채용부터 학력 및 나이 제한을 철폐하면서 지원자가 대거 몰리는 등 이상과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6일 일제히 실시되는 이번 전형에는 경쟁률이 300 대 1을 넘는 곳이 있는가 하면 20세를 갓 넘긴 대학 2, 3학년 학생이나 석박사 학위 이상의 고학력자들도 대거 몰렸다.

▽양극화 되는 지원자 학력=대한주택공사 등 일부 공기업이 연령 제한을 폐지했으며 대부분의 공기업이 기술 전문직을 제외하고는 학력 제한을 두지 않자 지원자가 크게 양분되는 현상을 보였다.

특히 주택관리공단의 경우 경쟁률이 350 대 1을 넘는 등 공기업 평균 경쟁률이 100 대 1을 넘겼다.

전문직 및 고학력자들의 지원도 많아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공인회계사 79명, 세무사 17명, 박사 17명 등 137명의 고급 인력이 지원했다.

308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인천국제공항공사에도 토익 만점자 10여 명을 비롯해 동시통역사 100여 명, 변호사와 회계사 등도 40여 명이 지원했다.

대학 2, 3학년 학생들의 지원도 크게 늘었다.

대전 유성 제일고시학원 김종윤 원장은 “학력철폐 이후 지방대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특히 학벌이 입사에 주요변수가 안 된다는 생각에 겨울방학에도 학원을 찾는 2, 3학년 학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군 제대 후 1년 동안 공기업 시험 준비를 해 왔다는 서울시립대 3학년 김모(26) 씨는 “솔직히 합격만 된다면 대학 졸업장이 별 의미 없는 것 아니냐”며 “고졸자나 대졸자나 호봉에서도 큰 차이가 없어 차라리 일찍 취업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력 제한 폐지가 실제로 학력파괴 현상을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공기업 입사준비 강의 인기=공기업 수험사이트인 ‘이그잼’은 전년(4000여 명) 대비 1000명 이상 회원이 늘었다.

또 다른 공기업 수험전문사이트 ‘아라야’의 경우 최근 회원 가입자가 지난해 말에 비해 월 평균 3배나 급증했다.

이용 건당 2000원에서 2만 원가량 되는 시사상식, 온라인 모의고사 등의 유료 콘텐츠 이용률도 3배 이상 급증했다.

이정익 아라야 콘텐츠개발팀장은 “학력 연령 제한 폐지, 전형일 단일화 등으로 지원자가 다양해져 관련콘텐츠의 종류도 확대했다”고 말했다.

17개 공기업 경쟁률
공기업모집인원(경쟁률)
한국수자원공사행정직: 46명(95대1)
기술직: 142명(34대1)
한국중부발전사무직: 10명(110대1)
기술직: 52명(108대1)
한국수력원자력사무직: 22명(177대1)
기술직: 148명(21대1)
대한주택공사신입:213명(28대1)
인턴:100명(15대1)
한전 KDN20명(43대1)
한국공항공사40명 내외
사무직:164대 1, 기술직:30대 1
농수산물유통공사35명(104대1)
인천국제공항공사29명(308대1)
한국도로공사130명(37대1)
대한광업진흥공사24명(74대1)
한국감정원감정평가사:35명(1.4대1)
중견사원:15명(41대1)
대한주택보증(주)20명 내외(182대1)
한국토지공사200명 내외(55대1)
한국석유공사50명 내외
사무직:157대 1, 기술직:103대 1
한국전력공사392명(30대1)
주택관리공단사무직:6명(350대1)
기술직:4명(301대1)
한국서부발전30명(137대1)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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