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인터넷시대 고객 앞으로”…새로운 서비스로 변화시도

  • 입력 2005년 1월 25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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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우체국 건물에 이달 초 편의점이 새로 문을 열었다. ‘포스탈 LG25’ 1호점.

편의점이 하나 생긴 게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이 편의점은 우체국 대신 밤 시간과 휴일에 소포와 우편물을 받고 소포 무게에 맞게 우표를 발행한다.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우체국의 배려다.

빨간 우체통과 집배원으로 상징되던 우체국. 인터넷 시대를 맞아 우체국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우편 환경의 변화=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02년 유럽에서 개인이 주고받은 우편물은 7.5%에 그쳤다. 기업에서 개인에게 보내는 청구서와 안내장이 전체의 50%가 넘는다. 그러나 이것도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세계적으로 매년 2%씩 감소하고 있다.

국내도 사정은 비슷하다. 2003년 말 현재 전국에 설치된 우체통은 3만6012개. 1993년 5만7599개를 정점으로 10년 만에 2만 개 이상 줄었다. 그만큼 개인이 보내는 우편물이 줄었다는 이야기다. 우체통은 6개월 이상 편지가 없어야 폐기 처분된다.

▽고객 앞으로=우체국 변화의 핵심은 ‘고객’. 우정사업본부는 25일 올해 개인휴대단말기(PDA) 4888대를 새로 구입한다고 발표했다. 집배원이 PDA를 들고 다니면 우편배달이 훨씬 정확해지고 빨라진다. 우편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배달 결과를 고객의 휴대전화로 전송할 수도 있다.

이달부터 고객 불만 보상제가 시행돼 등기소포가 2일 이상 늦어지면 요금을 보상해 준다. 우체국 편의점도 광화문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100개로 늘어난다.

▽세계적인 추세=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각국 우편 서비스의 변화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네덜란드 우체국은 지난해 우유 배달업체를 활용해 우편물을 배달하기 시작했고 영국의 로열 메일은 최근 전화서비스에 뛰어들었다.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는 게 변화의 핵심.

우편 서비스는 전통적으로 국가의 의무로 간주돼 독점적으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최근 환경이 바뀌면서 효율성을 높여 수익을 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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