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이승구/과학전람회 50돌의 의미

  • 입력 2004년 9월 3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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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회 전국과학전람회가 9월 3일부터 한 달 동안 대전에 있는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다. 과학전람회는 정부 수립 초기부터 전국체전, 미술대전과 함께 정부 주관으로 열어 온 전국대회로 1949년 제1회 대회 이래 6·25전쟁 기간을 제외하고는 매년 열렸다.

과학전람회의 중요한 의의는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이 작품 소재를 발굴하고, 교사와 함께 자료를 수집분석하고 토론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합심해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을 통해 정규교육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과학전람회 참가자 및 수상자들이 그 이후에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 체계적인 분석이 이뤄져 있지는 않지만 이들이 과학전 출품 과정에서 터득하고 보여준 탐구능력은 그 자체로 산업계, 학계 현장에서 우리나라 과학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과학전람회는 그동안의 성과도 높이 평가할 일이지만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서 우리의 위상을 생각해볼 때 좀 더 발전적인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첫째, 초중고교 학생과 교사를 주 대상으로 한 체험형 교육프로그램의 결과물로서의 과학전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인지 아니면 그 영역과 대상을 더 확대할지의 문제다. 현재 과학전람회의 위상은 그 전통에도 불구하고 과학계를 대표할 행사로 보기는 어렵다. 지방자치단체, 산업체, 학계별로 과학전람회보다 큰 예산을 투입해 여는 행사가 많다.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대한민국과학축전,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등과의 연계 등도 검토해 볼 만하다. 기계전, 전자전 등 대규모 과학 분야 전시회나 정부출연 연구소의 연구 성과물 등과의 관계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전시 효과를 높여야 한다. 과학전람회 출품작 중에는 우리의 자연과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한 우수작이 많다. 그러나 현재 전람회 관람은 수학여행 과정에서 한두 코너를 둘러보는 정도에 불과하다. 학생들에게는 내용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일반인들도 관람을 통해 생활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명실상부하게 전국 규모의 과학전람회가 되도록 하는 문제다. 중앙과학관이 서울을 떠나 대전으로 옮긴 뒤 전국대회로서의 격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감이 있다. 전국체전이나 미술대전 등과 비교하면 지방대회 수준으로 약화된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일본은 과학전 개관식에 천황과 황족이 참가하고 수상 학생들과 사진촬영을 해 과학전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전국과학전람회의 그간의 성과와 50주년 특별전에 다시 한번 축하를 보낸다. 수상작 관람을 통해 체험교육의 진수를 맛보고 과학자의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학생들을 과학관으로 보내자. 일반인들도 과학전 관람을 통해 생활의 지혜를 느끼도록 하자. 그렇게 해서 우수인재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소하고 우수한 학생들이 생명공학 분야에서 세계적 업적을 내고 있는 황우석 교수처럼 되는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

‘과학자가 되자!’ 제50회 전국과학전람회 특별전의 슬로건이다.

이승구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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