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자, 고체 정의 바꿀 현상 발견

  • 입력 2004년 9월 3일 0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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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물리학자가 노벨상에 도전할 만한 연구 성과를 발표해 화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원인 김은성 박사(33·사진)는 고체(헬륨-4)에서 점성이 전혀 없는 초유체(superfluid) 현상을 최초로 발견해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3일자 온라인판에 연구논문을 게재했다고 2일 밝혔다.

김 박사는 본지와의 국제전화에서 “고체의 원자는 고정돼 있다는 게 통념이었다”며 “헬륨-4 원자의 1.5% 정도가 점성 없이 자유롭게 움직인다는 이번 발견으로 고체의 정의가 새롭게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올해 1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이번 주제와 관련된 논문을 게재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는 부산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석사과정을 다니다 1999년 유학을 떠나 지난달 박사학위를 받았다.

초유체 현상은 물질이 절대온도 0도(섭씨 영하 273도) 가까이 냉각되면 원자들이 똑같은 양자역학 상태가 되면서 마찰이나 점성이 없어지는 현상으로, 1924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인도의 물리학자인 사첸드라 내스 보스에 의해 처음 예견돼 물리학계에서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현상’이라고 불린다. 2001년과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은 기체와 액체에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현상을 밝혀 낸 과학자에게 수여됐다.

‘사이언스’는 ‘논평’ 코너를 통해 지난해 수상자인 앤서니 레깃 교수가 이번 실험에 대해 “고체에서 초유체 현상을 성공적으로 발견했다”는 요지의 내용을 함께 소개했다.

부산대 물리학과 장익수 교수는 “김 박사 논문이 ‘네이처’에 이어 ‘사이언스’에 게재된 것은 이번 성과가 세계 물리학계에서 완벽하게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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