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췌장염 발병 메커니즘 첫 규명

  • 입력 2004년 6월 14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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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가 없어 10∼30%의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급성췌장염의 중요 발병 메커니즘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져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연세대 의대 약리학교실 김경환(金景煥·57) 이민구(李敏九·39) 교수팀은 염증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알려진 ‘PAR2’가 급성췌장염의 발병 및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 분야 최고 학술지인 ‘가스트로엔트롤로지’ 최근호에 편집자의 논평과 함께 실리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PAR2는 췌장염 초기엔 염증을 막는 좋은 단백질이지만 나중엔 염증을 악화시키는 나쁜 단백질로 변신한다는 것. 그동안 PAR2는 췌장염 환자의 췌장조직에 많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역할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김 교수는 “췌장염 초기엔 PAR2가 췌장세포에 비상신호를 보내 염증을 최소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그러나 췌장염이 점점 악화되면 PAR2가 면역계와 심혈관계 세포를 자극해 저혈압 쇼크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췌장염의 발병 메커니즘을 몰라 진통제 항생제 등만 투여했었다”며 “췌장염 초기엔 PAR2를 자극해 주는 치료제를, 췌장염이 진행되면 PAR2를 억제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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