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 서울담은 最古지도 첫 공개

  • 입력 2004년 2월 3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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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서울의 옛 모습을 담은 지도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성시가전도(京城市街全圖)’가 공개됐다. 경희대 수원캠퍼스 혜정문화연구소는 1917년에 발간된 경성시가전도 등 일제강점기 지도 5점과 사진 5점을 3일 공개했다.

이는 서울시가 최근 공개한 ‘경성시가도’(1923년 발간)보다 6년 앞선 것으로 당시 서울 주변의 성곽과 전차 노선, 청계천 다리의 이름과 용산 미군기지 자리에 있는 일본의 군사시설물이 자세히 나타나있다.

오일환(吳一煥) 책임연구원은 “경성시가전도에 따르면 용산미군기지 자리에는 일본군의 사격장, 화약고, 병기창 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지도는 덕수궁 평면도(1910)와 경성시가도(1923, 1929), 경성명소도회(그림지도·1926) 등 4점이고 사진은 남산의 일본인 거류지와 경성 모습(1896), 서울시가 모습 3장(1920, 30년대) 등 5점이다.

이들 지도와 사진에 따르면 현재 종로구 세종로 미국대사관 자리에 1917년에는 경성제국대 법학부가 있었으나 1923년에는 일본경찰 훈련소로 바뀌었다.

이 자료들은 혜정문화연구소 김혜정 소장이 갖고 있던 서양고지도 600여점과 국내 고문헌 자료, 고서 등 수천점 가운데 일부다.

경희대는 이들 자료를 근거로 수원캠퍼스 안에 고지도박물관을 만들 계획이다.

오 연구원은 “이 지도들은 일제강점기 서울의 모습을 자세히 보여줘 역사적인 가치가 크다”며 “일제가 통치의 효율성을 위해 서울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근대적인 기법으로 지도를 만들고 각종 명칭을 일본식으로 바꿔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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