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대표 유인촌씨 ‘밀실인사’ 논란

  • 입력 2004년 1월 20일 17시 04분


서울시가 19일 서울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로 탤런트 겸 중앙대 연극학과 교수인 유인촌(柳仁村·53·사진)씨를 선임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이 대표이사 공개 모집을 하고도 이날 오전 열린 이사회에서 공개모집에 지원서도 내지 않은 유씨를 선임했기 때문. 결과적으로 공개모집 원칙을 무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당초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공개모집에는 문화계 인사 L씨 등 4명이 지원서를 냈었다.

다음달 10일경 출범 예정인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의 문화예술 진흥을 전담하는 기구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설립 절차를 밟았다. 서울시에서 올해 500억원의 기금을 출연받는 등 앞으로 지방문화재단으로는 최대 규모인 3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아왔다.

서울시 임재오(林載五) 문화국장은 “이사회가 직접 추천한 유씨와 공모에서 뽑은 1명을 복수로 올려 시장이 최종 결정한 것”이라며 “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도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시장이 임명한다’고 돼있어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한 문화계 인사는 “지원자 가운데 적임자가 없다면 재공모를 통해 유씨에게도 지원서를 받았어야 옳다”면서 “결국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이었다면 공개모집이란 절차를 굳이 밟았던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선임된 유씨는 2002년 21세기서울기획위원회 문화분과위원장과 서울시장직 인수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서울시가 추진 중인 자율요일제 홍보CF에도 참여하는 등 서울시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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