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현장]한강 시민공원 자전거도로

  • 입력 2003년 9월 5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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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성수대교 남단의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 자전거도로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한강변 자전거도로가 어둡고 노면이 고르지 못해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김동주기자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성수대교 남단의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 자전거도로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한강변 자전거도로가 어둡고 노면이 고르지 못해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김동주기자
4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뒤쪽의 한강시민공원 자전거도로.

가로등이 하나도 없어 주변이 온통 어두운 가운데도 적지 않은 시민들이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지나간다. 중앙선이 없는 자전거도로를 따라 왼쪽 오른쪽을 가리지 않고 쌩쌩 달려오는 ‘인라이너’들은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성수대교에 다다르니 자전거도로가 진입로 공사 구간을 지나 그 아랫부분을 통과할 때는 마치 어두운 터널 안에 들어 온 듯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공사장 기둥에 ‘충돌 위험’이라는 표지판이 붙어있지만 표지판조차 보이지 않는다.

올해 벌써 시민 2700만명이 찾았다는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의 천국’ 한강시민공원. 이용객 수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 걱정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너무 어둡다”=밤 시간을 활용해 운동하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점점 많아지지만 자전거도로는 산책이나 운동을 하기에는 너무 어둡다는 지적이다. 여의도 일대와 성산대교 영동대교 노량대교 근처 등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은 가로등이 없다. 그나마 있는 가로등조차 켜지지 않은 곳도 허다하다.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에서 잠실지구까지 매일 2시간씩 자전거를 탄다는 한국 유네스코 한영석 홍보부장은 “가로등을 설치해달라고 서울시에 몇 번이나 민원을 했는데 항상 ‘고려해 보겠다’라는 대답뿐이다”고 말했다.

▽울퉁불퉁한 도로=노면이 고르지 않은 것도 위험요소. 움푹 파인 도로를 덮으면서 뒤처리를 매끄럽게 하지 않아 울퉁불퉁 튀어나온 곳이 자주 눈에 띈다.

시멘트로 덮인 도로는 더 문제다. 시멘트 도로는 여름에 시멘트가 팽창하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일정 길이마다 마디를 끊어 나무를 끼워 넣는다. 하지만 이 높이를 노면과 똑같이 맞추지 않아 인라이너들이 넘어져 자주 다친다.

자전거도로에는 중앙선이 없는 구간도 많은데 최근 인라이너가 늘어나면서 양방향에서 오는 인라이너와 자전거가 서로 부닥치는 일도 빈번하다.

인라인스케이트 동호회 ‘아바’의 이성만씨(28)는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고 인라인을 타는 사람들이 우측통행을 무시하고 도로 중앙에서 지그재그로 달려오거나 동호인들끼리 옆으로 나란히 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오토바이도 다닌다=공원 안이나 자전거도로에 오토바이가 돌아다니는 것도 종종 목격된다. 낚시꾼들이 자전거도로에 오토바이를 주차해 놓는 경우도 흔하고 퀵서비스나 음식배달 오토바이가 자전거도로를 지나다니기도 한다.

이에 대해 한강시민공원관리사업소는 “단속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공원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것도 위험천만. 자전거 타기를 즐긴다는 조규태씨(28·서울 서초구 반포동)는 “공원에서 화약 냄새가 진동한다”며 “사람이 많이 다니는 자전거도로에다 폭죽을 마구 쏘아대는 바람에 겁이 난다”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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