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 ‘사용후 핵연료’저장 새 쟁점

  • 입력 2003년 8월 6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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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군 위도 원전 수거물 관리센터(방사성 폐기물 처리장)를 둘러싼 논란이 안전성 여부로 옮겨 가면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 ‘사용 후 핵연료’를 중간 저장하는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용 후 핵연료 중간 저장 계획은 올해 2월 4일 산업자원부가 유력 후보지 4곳을 발표하면서 이미 공개했던 내용이다. 당시 유력 후보지에 위도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주민들은 위도가 부지로 선정된 뒤 당국이 사용 후 핵연료를 중간 저장하는 문제를 적극 알리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산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측은 그동안 주민들에게 중저준위 폐기물을 저장하는 시설이라고 말해왔을 뿐 사용 후 핵연료 저장문제는 최근에야 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동 중인 4개 원전의 원자로 18기에서 나오는 사용 후 핵연료는 연간 600t 규모로 현재까지는 대부분 원전 내 지하 수조에 저장돼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위도 방폐장에 사용 후 핵연료를 30∼50년간 임시 저장키로 한 것은 당초 계획에 포함되었던 것”이라며 “영구보존하는 것은 아니며 정책에 따라 새 부지에 영구 처분장을 마련하든지 해외에 위탁재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반핵단체와 핵폐기장 백지화 범부안군민대책위측은 “중저준위 폐기장 부지를 구하기도 어려운데 30년 후 어디에 고준위 폐기장을 마련할 수 있겠느냐”며 “결국 위도에 사용 후 핵연료 영구 처분장을 건설하려는 의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또 “산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지금까지 작업복 장갑 등 중저준위 폐기물만을 거론하면서 ‘껴안고 자도 안전하다’는 말을 되풀이 해온 것은 결국 사기극이었다”고 주장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위도 60만평 부지에 2008년까지 1차로 모두 10만 드럼 규모의 중저준위 폐기물 영구 처분시설을 건설하고 2016년까지 2000t 규모의 사용 후 핵연료 중간 저장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후 단계적으로 증설을 추진해 최종적으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80만 드럼, 사용 후 핵연료 중간 저장시설은 2만t 규모로 확장할 방침이다.

방사성 폐기물은 방사능의 높고 낮음에 따라 고준위, 중준위 및 저준위 폐기물로 나뉜다.

원자력 발전에 사용한 ‘사용 후 핵연료’가 가장 방사능이 높은 고준위 폐기물이며 금속성 부품과 폐필터 폐수지 등이 중준위, 작업복 휴지 장갑 등은 대부분 저준위 폐기물이다.

부안=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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