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 지하철 종합사령실 스케치

  • 입력 2003년 2월 20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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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지하철공사의 종합사령실에서 사령원들이 모니터를 통해 열차의 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권주훈기자
20일 오후 서울지하철공사의 종합사령실에서 사령원들이 모니터를 통해 열차의 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권주훈기자
“2221 열차, 선행(先行)열차가 잠실역에 있으니 회복운전 바랍니다.”

20일 오후 서울지하철 사당역 인근 서울지하철공사 종합사령실에선 선릉역(2호선)에 정차 중인 열차의 기관사에게 긴급 무전을 보냈다. 앞 열차와의 간격이 8분 이상 벌어졌기 때문에 속도를 높이라고 주문한 것.

“승객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열차간 간격을 통상 5분30초로 유지합니다.”

종합사령실에서 7년째 근무하고 있는 최영의(崔榮義) 과장은 열차와 교신 후 다시 모니터를 주시했다.

최 과장은 “지연 운행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데도 괜히 긴장된다”며 “기관사와 사령실의 미흡한 대처로 대구지하철 참사의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을 들으며 우리의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지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말했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종합사령실은 지하철공사의 ‘심장부’다. 이곳에선 열차의 운행상태뿐 아니라 전력 신호 통신 등 지하철 사고예방을 위한 모든 분야의 이상유무를 점검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에는 1∼4호선에서만 171대의 전동차가 동시에 운행하는 만큼 사령실 직원들은 한순간도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특히 2호선 사령실은 긴장이 가장 심한 곳. 승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신도림역이나 교대역 등 환승역이 14곳에 달해 언제든 대형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심상점(沈相点) 사령실장은 “대구 참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모든 사고에 신속히 대처하는 요령을 반복 교육하고 있다”며 “각 노선간 유기적 운행과 안전사고의 효과적 대처를 위해 현재 호선별로 분리된 사령실을 2006년경 ‘수도권 통합사령실’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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