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부시 대통령이 여중생 치사사건에 대해 ‘깊은 애도와 유감’의 뜻을 직접 전달해옴에 따라 이 문제를 둘러싸고 격화되고 있는 한국 내 반미 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 대통령이 9일 미국의 테드 스티븐스 상원의원 일행 접견과 10일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 접견시 부시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들어 부시 대통령의 이번 언급이 이 같은 우리측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 부시 대통령의 사과 표명으로 여중생 치사사건과 관련한 국내의 반미 기류가 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이번 통화에서 북한의 핵동결 해제 선언을 용납할 수 없다는 원칙과 함께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94년 북한 핵 위기 당시 미국이 북한에 대한 폭격 등 강경 수단을 검토했다는 사실에 비춰 최소한 이번에는 94년 당시의 전쟁 위기와 같은 극한 상황은 배제하는 방향에서 해법이 모색될 수 있는 기본틀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일자
발언자
사과내용
11월27일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 대사(기자회견)
“부시 대통령은 한국 국민과 한국 정부, 두 소녀의 유가족에게 사과를 전달한다. 또 이번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슬픔과 유감을 표명한다.”
12월5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한미 국방장관 회담)
“두 소녀의 희생에 유감을 전하고 ‘깊은 슬픔’으로 애도한다. 양국은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12월9일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
“두 여학생이 사망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부시 대통령은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개인적인 슬픔과 유감을 표명하고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
12월9일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김대중 대통령 면담)
“부시 대통령은 미군 여중생 치사 사건과 관련, 두 명의 어린소녀 죽음에 대해 가장 심심한 사과를 전해 줄 것을 요청했다.”
12월13일
부시 미 대통령(김 대통령 전화)
“깊은 애도와 유감을 전달한다. 유사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미군 수뇌부로 하여금 한국측과 긴밀히 협조하도록 지시했다.”
미군 장갑차 중생 치사사건 관련 미국정부 사과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