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 주민 다이옥신 대량 검출

  • 입력 2002년 8월 1일 18시 41분


환경운동연합은 경기 평택시 안중면의 산업폐기물 소각시설인 K소각장 주변 주민 10명을 정밀 조사한 결과 이들의 혈액에서 평균 53.42pg(피코그램·1pg은 1조분의 1g)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고 1일 밝혔다.

환경운동연합 산하 시민환경연구소는 이날 평택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소각장 반경 5㎞ 내에 거주하는 주민 10명을 선정, 포항공대에 의뢰해 이들 주민의 혈중 다이옥신 농도를 측정한 결과 22.15∼92.24pg이 검출됐다”며 “평균치인 53.42pg은 세계적으로 보고된 혈중 다이옥신 농도 중 가장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시는 이 폐기물 소각장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자 정확한 피해를 파악하기 위해 환경운동연합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번 혈중 다이옥신 농도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된 경기 시화공단 주변 주민(16.62pg)보다 최고 6배정도 높은 것이다.

시민환경연구소는 “암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대상자 10명 중 5명을 폐암과 위암 등에 걸린 암환자로 선정했다”며 “그러나 나머지 5명에 비해 암환자의 다이옥신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이옥신이란 염소를 포함하고 있는 물질의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상온에서 무색이며 발암성이 강한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최대 허용 섭취량을 몸무게 ㎏당 1∼4pg으로, 우리나라는 4pg으로 각각 규정하고 있으나 혈중 다이옥신 농도는 별도의 기준이 없다.

이 회사는 시간당 3t 용량의 소각장을 갖춘 폐기물 중간처리업체로 각 업체로부터 수거해온 산업폐기물을 소각해 처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립환경연구원 김상권 박사는 “조사대상 주민 중 폐암환자의 혈중 다이옥신 농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통상 다이옥신의 섭취 경로는 식품이 가장 많기 때문에 소각장 배출가스가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환경부는 “지난해와 올해 두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 이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다이옥신 농도는 기준치 이내였다”며 “특히 다이옥신은 97% 이상이 식품으로 섭취되기 때문에 정확한 발암원인 등을 알기 위해서는 식품군과 대기중 다이옥신 농도를 조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시민의 혈중 다이옥신 평균농도
국가농도(pg)측정 연도
일본19.02001
대만47.32000
스페인(타라고나)27.01999
독일17.01996
스페인(마드리드)12.741996
독일42.81995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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