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교육 Q&A]재질 보이면 판별검사를

  • 입력 2002년 2월 5일 16시 39분


영재는 타고나는 것이다. 그릇된 조기 교육이 자녀의 영재성마저 망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교육개발원 조석희 영재교육연구실장과 기독교방송(CBS) 강남문화센터 부설 영재교육학술원 윤여홍 소장의 도움으로 영재 교육의 궁금증을 풀어본다.

Q〓영재란 누구인가.

A〓영재란 영재성을 타고난 아이를 말한다. 영재성은 지적 능력, 창의력, 과제 집착력 3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다. 미국 국립영재교육연구소는 영재에 대해 ‘지적 능력, 창의성, 과제 집착력 세 가지 영역에서 또래 집단의 상위 15% 안에 들면서 이 중 한 가지는 상위 2% 안에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수 개념의 발달이 빠른 아이, 글을 일찍 깨치는 아이, ‘왜’라는 질문을 귀찮을 정도로 해대는 아이, 한가지 문제나 활동에 몰두하면 이름을 불러도 못 듣고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리는 아이, 상상력이 풍부해 많은 이야기를 꾸며내는 아이들이 영재일 가능성이 높다.

Q〓영재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나.

A〓영재 여부를 알아보는 검사를 ‘영재판별검사’라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영재 교육 대상자’를 가려내는 검사다. 대개는 학부모나 교사 추천→집단 및 개인 검사(심리검사 포함)→전문가 관찰→영재교육 과정에서의 수행 평가 등의 다단계로 이뤄진다.

구체적인 영재 선발 기준은 나라나 기관마다 다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는 10, 11세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 검사를 해 이 중 상위 3%를 선발하고 17, 18세때 1.5%를 최종 선발한다.

이스라엘은 매년 8월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통해 1차에서 지역별로 응시생의 15%를 뽑고 2차에서 5% 정도를 선발한다. 1차 시험은 국어와 수학 각각 20문제로 모두 객관식. 2차는 어휘 문장완성하기 수학 도형 일반지식 등 5개분야 100문제로 객관식이다.

Q〓국내에 영재 판별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는가.

A〓공인된 검사기관은 없다. 영재교육학술원(02-579-4088,9 www.i-learngifted.com)의 검사가 비교적 신뢰도가 높다. 연령별로 검사 종류가 다르다.

우선 부모가 작성한 영재 특성 체크리스트를 기본으로 하고 △만 2세6개월∼3세5개월은 영아 인지발달검사와 한국 카프만 아동지능검사 △3세6개월∼3세11개월 한국 웩슬러 유아지능검사 △4세∼5세11개월 웩슬러 유아지능검사, 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 창의성 검사 △6세 이상 웩슬러, 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 창의성 검사를 한다. 검사하는 데 3시간 정도 걸리며 검사 후에는 부모와 상담한다. 검사비는 15만원. 대기자가 많아 전화 예약 후 한달가량 기다려야 한다.

Q〓영재는 어디서 교육받을 수 있나.

A〓제대로 된 교육 프로그램이 많지 않다. 학술원에서는 검사 결과 영재로 판별된 아이에 한해 영재 교육 프로그램 수강신청을 받는다. 지적 능력(IQ)이 128 이상(또래 집단의 상위 3% 정도)인 아이들이다. 언어·사회 재능반과 수학·과학 재능반, 그리고 공통과정인 사고력 등 3개 분야로 나눠 교육이 이뤄진다.

어린아이들은 영재성이 언어나 수리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경우라도 골고루 수업을 받는 경우가 많다. 수업료는 주1회 1시간 기준으로 과목당 월 7만원. 예체능 영재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없다. 이밖에 서울대 연세대 부산대 등 15개 대학 부설 과학영재교육센터가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체 시험을 거쳐 영재를 선발, 교육하고 있다.

Q〓영재들은 꼭 영재 교육을 받아야 하나.

A〓영재는 자신의 능력수준과 관심에 적합한 학습 기회를 갖지 못하면 학습 부진아가 될 수도 있다. 영재성은 계속적인 도전과 자극이 있어야 계발되며 능력이 비슷한 집단에서 경쟁할 때 영재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Q〓영재성이 없는 아이들도 영재로 키울 수 있나.

A〓보통의 아이를 훌륭한 전문가로 키울 수는 있어도 영재로 만들 수는 없다. 영재성은 타고난 능력이다. 영재가 아닌 아이에게 영재 교육을 강요할 경우 심각한 문제아로 전락할 수 있다. 모든 아이들은 자신의 지적 수준과 특성에 적합한 교육을 받을 때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하게 된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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