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독성간염자 발생…울산 산업폐기물 근로자 5명

  • 입력 2002년 1월 11일 18시 17분


작년 11월말 울산의 산업폐기물 중간처리업체인 ㈜원창과 청우실업㈜ 근로자 5명에게 발병한 급성간염은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유독 물질 때문에 생겨난 국내 최초의 독성간염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노동부는 11일 원창과 청우실업에서 급성간염에 걸린 근로자 5명(사망 1명 포함)에 대해 정밀 역학조사를 한 결과 이들이 산업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디메틸포름아미드(DMF) 등 유독 물질 때문에 독성간염에 걸렸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폐기물재생처리업체에서 수은 중독이나 치아산식증 등이 발생한 적은 있었지만 산업폐기물 중간처리업체에서 독성간염이 일어난 것은 처음이다.

독성간염은 화학물질 등에 의해 간 기능이 급격하게 저하되는 증상으로 심하면 사망하기도 한다.

역학조사 결과 이번 독성간염은 증발농축작업(액체상태 폐기물에 생석회를 넣어 응고시키는 과정) 중 DMF 등이 나오면서 발생했다.

해당 공장의 환경 측정에서도 DMF와 디메틸아세트아미드 등 강력한 독성간염 유발 물질이 다량으로 검출됐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전국 49개 지정폐기물 중간처리업체와 처리를 의뢰하는 배출업체의 근로자 건강 상태와 유해물질 발생 정도 등을 조사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역학조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또 중간처리업체에 폐기물의 유해성과 예방조치 의무를 사전에 통보하도록 하고 앞으로 지방노동관서가 직접 지도 점검을 실시키로 했다.

이와 함께 △폐기물 처리 때 배기 장치 설치와 보호 마스크 착용 등을 의무화하고 △밀폐 밀봉 등 운반 저장 보관에 관한 규정을 강화하며 △환경부와 함께 산업폐기물 배출과 처리업체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화학물질 원인-심하면 사망▼

◆독성간염=화학물질이나 약품 등에 들어 있는 독성물질에 의해 생기는 간염이며 급성으로 진행된다. 증세가 약하면 피로를 느끼고 황달이 나타나지만 심하면 간이 해독기능을 상실해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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