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대상 특별상]김기복씨-인천교통안전봉사대

  • 입력 2001년 11월 8일 18시 39분


▼김기복씨=김기복(金基福·47)씨는 프리랜서 방송작가임에도 거의 매일 방송국에 틀어박혀 일한다. 매시간 체크되는 교통상황을 체크해 정리하고 짬짬이 원고도 쓰고 특집 방송 준비도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교통 전문 방송작가. 90년 KBS 2라디오 ‘가로수를 누비며’에서 리포터로 활약해 온 그는 2년전부턴 아예 작가로 전업했다. 그의 일은 크게 두가지. 하나는 2분짜리 KBS 교통안전캠페인 원고를 쓰는 것. 각종 사고의 원인을 찾아 청취자에게 교통안전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디어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게 국내 교통 현실입니다. 사고가 워낙 다양해요. 물론 짧은 시간내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어렵긴 하지만요.”

사고 유형을 전달하는 것 뿐만 아니라 교통 관련 새 정책이 발표되거나 시행되면 그 문제점을 찾아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도 한다. 다른 하나는 ‘55분 교통정보’에서 알려주는 교통 정보를 정리하는 일. 교통 정체 등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물론 수능이 실시된 7일과 같이 ‘고사장 주변에 학부모들이 차를 가져오지 말라’는 계몽성 문구도 집어넣어야 한다. 매시간 교통 정보를 정리하기 위해 항상 ‘5분 대기조’처럼 긴장속에 하루를 보낸다. 이 밖에도 수시로 제작되는 특별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하기도 한다. 최근엔 겨울철 자동차 점검 및 운전요령에 관해 10분 정도 방송하기도 했다.

그가 스스로 가장 의미있는 작업으로 여기는 것은 지난해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의 사고 다발지역을 찾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

“교통 문제는 ‘생명’을 다루는 것입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줘야 하는 정부는 완벽한 교통 안전시설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무신경할 따름입니다. 10여년간 취재를 통해 쌓은 노하우로 정부를 움직여볼 작정입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인천교통안전봉사대=개인택시를 모는 이철희씨(47)는 10년차 ‘거리 보안관’이다.

그는 운전 도중 교통사고와 같은 긴급상황을 목격하는 즉시 차에서 내려 차량흐름이 정체되지 않도록 ‘수신호’부터 하는 일에 몸에 뱉다. 물론 그가 몸을 담고 있는 ‘인천교통안전봉사대’나 경찰 등에 사고사실을 알리기 위해 휴대폰을 드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인천교통안전봉사대(대장·박선규·40)에는 이씨와 같은 보안관 190여명이 활동중이다. 1987년 11월 14명으로 출발한 이 봉사대는 현재 개인 또는 회사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기사들로만 구성돼 있다.

이들은 매달 1만원씩 모은 기금으로 ‘야광표지판’(사진)을 손수 제작해 시내 곳곳에 설치하는 것을 기본임무로 삼고 있다.

폐타이어로 만든 완충보드에 야광반사판을 덧붙인 이 표지판은 주로 고가차도나 지하차도의 머릿돌 부분에 설치하게 된다. 이같은 교통사고 예방표지판은 인천지역에서 사고다발지점으로 꼽히는 51개소에 130개가 설치돼 있다.

이씨는 “인천지역에는 곡선형의 고가차도나 지하차도가 많은 편이어서 차량들이 좌회전 등을 하다 머릿돌에 추돌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사고예방은 물론 사고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표지판 설치작업부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흙탕물이 튀어 야광판이 보이지 않거나 파손된 표지판을 발견하게 되면 즉각 운전을 멈춘 채 세척 또는 수리 등의 ‘애프터 서비스’를 하는 일도 주요 임무로 꼽는다.

또 차를 몰다 신호체계, 횡단보도 위치, 차선 등이 현장과 조화롭지 못한채 운영되고 있으면 이를 경찰 또는 인천시에 알리고 있다. 낮에 가로등이 켜져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구청에 연락한다.

봉사대원 조준영씨(32)는 “봉사활동을 통해 교통시설물을 잘 관리만 하면 수명이 2, 3배 더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운전자들이 작은 봉사정신만 갖게되면 우리의 교통문화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봉사대 연락처는 032-425-7504.

<인천〓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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