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작 미끼 수십억 가로채

  • 입력 2001년 8월 10일 00시 21분


영화제작사 대표가 대구의 섬유산업 발전계획인 ‘밀라노 프로젝트’를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한다며 수십억원의 투자금을 모은 뒤 잠적했다.

9일 오전 대구 동구 신천동 ㈜B엔터테인먼트 대구지사 사무실에서 영화 ‘N’에 투자한 대구지역 투자자 50여명이 투자금 반환 등을 요구하며 5시간 동안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서울에 본사를 둔 이 영화사 대표 이모씨(41)와 경리담당 이사 김모씨(35) 등 3명이 최근 대구 등지에서 영화제작 계획을 홍보하며 ‘투자할 경우 월 10% 이상의 배당금을 주겠다’며 거액을 챙긴 뒤 5일경 자취를 감췄다”고 주장했다.

대표인 이씨 등은 올해 초부터 문제의 영화를 촬영한다며 대구를 비롯한 전국에서 투자자 300여명을 모집해 수십억원을 거뒀으며 대구지역에서만 40여억원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사 상무 성모씨는 “5일 대표 이씨가 경리담당자와 함께 출장을 간다며 사무실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10일 이씨 등 3명을 검찰에 사기 혐의로 고발하고 출국금지를 요청키로 했다.

이 영화사는 대구 섬유업계에서 개발된 신소재를 탈취하려는 일본 산업스파이와 이를 막으려는 한국 비밀요원간의 대결을 그린 첩보액션 영화를 제작키로 하고 유명배우를 동원해 6월28일 대구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촬영에 들어갔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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