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아들이 '맹물機' 몰았다니"… 추락死 부모 분개

  • 입력 1999년 10월 26일 23시 20분


“무엇보다 공군 당국이 그동안 사고원인을 정확히 말하지 않고 단지 기체결함이라고 속여온 것이 너무 괘씸합니다.”

지난달 14일 F5F 전투기에 물이 섞인 연료를 공급받고 비행중 추락사고로 숨진 부조종사 박정수(朴正秀·26)대위의 아버지 박송웅(朴松雄·55·강원 춘천시 퇴계동)씨는 공군 당국이 발표한 사고원인에 충격을 받은 듯 이렇게 말했다.

직행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던 박씨는 둘째아들을 잃은 정신적 충격에다 건강까지 나빠져 지난달 18일경 직장에 사표를 내고 부인 나혜숙(羅惠淑·51)씨와 함께 하루하루를 허탈한 심정으로 지내고 있다.

박씨는 “전투기에 연료 대신 물을 주입해서 사고가 났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며 “너무 어처구니없는 일로 사랑하는 아들이 결혼도 하지 못하고 숨졌다고 생각하니 억울하고 기가 막힐 뿐”이라고 말했다.

큰 아들(29)도 특전사 하사관으로 복무중이라는 박씨는 “다른 전투기 조종사들을 위해서라도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원인과 책임을 철저히 가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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