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후 채소값 폭등…배추1단 4천원 열무 3천원

  • 입력 1998년 8월 13일 19시 30분


며칠간의 집중폭우로 상추와 열무 등 일부 채소의 공급이 크게 줄면서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배추와 무는 공급량이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소비자가격은 덩달아 오르고 있다.

공급을 충분히 늘리고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던 정부의 발표가 시장에선 공허할 뿐이다.

13일 0시경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5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상추 열무 얼갈이 시금치 등의 반입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상추는 3일 1백24t이 반입됐지만 12일엔 30t뿐이었다. 시금치는 98t에서 25t으로, 열무는 1백45t이 29t으로 각각 줄었다.

이들 채소는 집중폭우 피해가 컸던 경기 일산과 고양 파주 남양주 등의 비닐하우스에서 출하되기 때문.

열무와 얼갈이 등을 취급하는 중간도매인 장성하(張成河)씨는 “요즘 반입량이 평소의 3분의 1로 뚝 떨어진데다 비가 오면서 일조량도 적어 채소의 품질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값은 껑충 뛰었다. 상품 기준으로 4일과 13일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상추(4㎏)는 7천5백원에서 2만6천5백원으로, 열무(4㎏)는 1천3백50원에서 4천원으로, 오이(20㎏)는 1만2천5백원에서 2만8천원으로 각각 뛰었다.

비 피해가 비교적 적었던 강원도에서 주로 출하되는 무와 배추 반입량은 집중폭우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도매시장내 한국청과의 경우 배추를 실은 5t트럭 2백30대가 들어왔다. 전날은 1백60대였다.

그러나 무와 배추의 소비자가격은 크게 올랐다. 수원에 사는 주부 임선영(任善瑛)씨는 “물량이 충분하다던 배추가 한단에 2천원에서 4천원으로 오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재래시장에선 5일 이전에 5백∼6백원하던 열무 한단이 3천원으로, 얼갈이 한단도 5백원대에서 2천2백원대로 4∼5배 뛰었다.

쪽파는 한단에 7백∼1천원에서 3천5백원으로, 대파는 6백∼7백원에서 1천2백∼1천4백원으로, 애호박은 개당 3백30∼5백원에서 1천2백90원으로 각각 올랐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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