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억대 해외도박 40명 적발…기업대표·유명연예인 포함

  • 동아일보
  • 입력 1997년 8월 21일 15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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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과 유명 연예인, 폭력조직 두목등 부유층 인사 40여명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최근 1년여동안 1천2백만달러(1백억원)이상의 거액 도박판을 벌이고 외화를 불법 유출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외사부(柳聖秀부장검사)는 21일 카지노에서 거액을 빌려 도박을 벌인 대전 동양백화점 부회장 吳宗燮씨(41)와 화일전자 전무이사 Y씨(36) 서울 강남구 스위스안경점 대표 朴鍾燮씨(46)등 4명을 적발, Y씨와 朴씨등 3명을 상습도박과 외국환관리법 위반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吳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미국 라스베이거스 미라지호텔 카지노 한국인 마케팅 담당자인 재미교포 로라 崔씨(42)와 속칭 환치기 업자인 원단제조 수출업체 (주)동중물산 대표 강주원씨(42) 羅英熙씨(44) 등 4명을 외국환관리법위반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당초 동양백화점 부회장 吳씨를 구속했으나 吳씨는 지난 18일 보석 보증금 1억원을 내고 법원으로부터 보석허가를 받아 석방됐다. 검찰은 이와함께 가수 매니저이자 개그맨인 張고웅씨등 유명 연예인과 광주 지역 폭력조직 두목·전직 정치인·방송사 프로듀서등 30여명도 崔씨로부터 1인당 10만∼20만달러(8천만원∼1억6천만원 상당)이상씩을 빌려 도박을 해온 혐의를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吳씨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미라지호텔 카지노에서 한국인 마케팅 담당자인 崔씨로부터 모두 3백55만달러(28억4천만원 상당)를 빌려 최고3만달러(2천4백만원 상당)의 판돈을 걸고 「바카라」「블랙잭」등 상습 도박을 벌인 혐의다. Y씨와 朴씨도 미라지 호텔 카지노에서 지난해 9월이후 崔씨로부터 각각 32만5천달러(2억6천만원 상당)을 빌려 도박을 한 혐의다. 吳씨등은 귀국한뒤 도박빚을 받으러 온 로라 崔씨에게 한화로 빚을 직접 변제해왔으며 崔씨는 국내 카지노 대리인 金인숙씨(여)와 환치기 업자인 강주원씨등을 통해 수출대금을 조작해 외화를 불법 유출하는 속칭 「환치기 수법」으로 미국으로 돈을 빼돌린 것으로 검찰조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로라 최씨등으로부터 한화로 돈을 받아 밀반출을 의뢰받은 강씨는 원단을 제조, 미국으로 수출하면서 수출가를 실제금액의 10분의 1정도로 축소,당국에 신고한뒤 그 차액을 미국 현지 카지노 업자에게 지불하고 수수료를 챙기는 수법으로 지난 95년 7월이후 지금까지 13억5천만원을 불법 유출해 왔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이 확보한 로라 崔씨의 카지노 고객 명단에는 지난 9일 이미 구속된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의 차남 源根씨와 吳씨등을 포함, 40여명의 이름이 올라 있었고 이들의 빚은 모두 1천2백만달러(1백억원 상당)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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