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1천원어치 팔면 이익은 10원…韓銀 분석

  • 입력 1997년 5월 12일 16시 01분


작년에 국내 제조업체들은 1천원어치의 물건을 팔아 고작 10원의 이익을 남긴 반면 금융비용으로 58원이나 부담하는 등 경영성적이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침체에다 기업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대외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매출신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수익성과 재무구조도 계속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96년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작년 국내 제조업의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수출 및 내수 부진으로 전년의 20.4%보다 반감된 10.3%에 그쳤다. 또한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도 1.0%로 전년의 3.6%보다 대폭 악화됐다. 이는 반도체, 철강 등의 수출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축소된 데다 금융비용 증가와 환차손 발생 등으로 영업외수지도 나빠졌기 때문이다. 부문별로는 95년중 호조를 보였던 반도체, 철강 등 중화학공업 부문의 매출액대비 경상이익률은 전년의 4.7%에서 1.5%로 급락했다. 경공업은 전년의 0.7에서 마이너스 0.5%로 악화돼 손해보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부진속에 특히 수익성에 고통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수익성이 나빠짐에 따라 내부유보가 감소한 데다 주식발행마저 증시침체로 부진한 바람에 제조업의 재무구조 건전성 지표인 자기자본비율이 25.9%에서 24.0%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차입금 의존도가 44.8%에서 47.7%로 높아져 금융비용 부담률이 5.6%에서 5.8%로 상승했다. 또한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병폐로 생산효율도 나빠졌다. 종업원 1인당 매출증가율이 18.0%에서 11.0%로 낮아지고 수익성 악화로 매출액에 대한 부가가치비율인 부가가치율도 26.4%에서 24.4%로 떨어지면서 1인당 부가가치증가율이 호황을 누린 95년의 19.2%에서 작년에는 1.1%로 급락했다. 한은은 작년의 제조업 경영지표가 불황을 겪은 지난 92년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즉 기업의 성장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92년과 같은 10.3%였고 수익지표인 경상이익률은 92년의 1.5%보다 0.5%포인트 낮아졌으나 재무구조를 반영하는 자기자본비율만 23.9%를 약간 상회한 24.0%를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 제조업의 경상이익률(96년 1.0%)은 95년의 미국(7.9%) 일본(2.9%) 대만(5.1%)과 비교할 때 크게 낮은 수준인 데 이는 빚에 의존하는 「차임경영」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기업들이 자기자본 확충을 위한 재무구조 개선노력이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